[대학생 생활고(中)] "비싸서 사먹기도 힘들어요"…대학생, 고물가 버티기 ‘안간힘’

등록 2025.02.16 08:00:02 수정 2025.02.16 08:00:08
선호균 기자 hokyunsun@youthdaily.co.kr

식재료값 인상에 생활비 중 식비 부담 가중
‘천원의 아침밥’ 학생식당·편의점 이용 늘어

 

오늘날 치솟는 물가, 등록금·주거비 문제로 대학생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학비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청년일보는 이들의 등록금, 물가, 주거비 등 생활고 실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는데"…대학생들, 잇따른 등록금 인상에 '아우성'

(中) "비싸서 사먹기도 힘들어요"…대학생, 고물가 버티기 ‘안간힘’

(下) "등록금 내기도 버거운데"…대학생, 주거비 부담 '가중'

 

【 청년일보 】 고물가 시대를 맞아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대학생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식비 지출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의 지원만 마냥 기대할 수는 없어 본업인 공부 외에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대학생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세로 끼니 해결 등 식비 지출도 조심스럽다.

 

대학생들은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식비를 좀더 줄이고자 정부·지자체의 지원사업인 ‘천원의 아침밥’을 학생식당에서 먹고 학내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이용하고 있다.  

 

◆ "식비보다 식재료 물가 상승세 가팔라"…대학생, 식비 부담 가중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보다 0.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도 지난달보다 1.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올랐다. 이 지수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식품(0.9%)보다 식품외(1.1%)에서 0.2%포인트 높았으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식품(2.7%)이 식품외(2.5%)보다 0.2%포인트 높았다.

 

이는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 중 ‘식품’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 들어 상승률이 주춤했다는 의미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에서의 물가 지수는 등락률에서 전월 대비 1.2%, 전년 동월 대비 2.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식재료에 해당하는 농축수산물은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식품 물가가 상승 국면에서 최근 주춤한 사이, 오히려 식재료 물가는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앞으로 식비 상승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주된 직장에서 생활비를 벌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겸할 수 있는 대학생은 부모의 재정 지원과 학교 장학금 수급, 금융기관 대출 및 시간제 근로 수입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이들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가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금전 지출 규모도 작을 뿐더러 그만큼 생활 반경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잡코리아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남녀 대학생 4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생활비(용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의 한달 용돈은 평균 6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학생은 평균 68만원, 자취를 하는 대학생은 평균 73만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대학생의 용돈 사용 용도를 묻는 질문에 복수 응답자의 77.6%가 ‘식비’를 꼽았다. 이어 교통비(38.1%), 통신비(35.7%), 주거비(32.5%), 문화생활비(26.4%) 순으로 지출됐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학생의 경우 식비 응답률이 76.5%였으나, 자취를 하는 대학생은 80.4%에 달했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이들은 학교식당(25.4%)이나 편의점(24.5%) 등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비나 용돈을 아끼는 방법으로 부모님과 사는 대학생은 교통비, 문화생활비, 통신비 등을 줄였으며 자취를 하는 대학생은 교통비와 식비를 아꼈다.

 

또한 알바를 하고 있는 대학생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39.5%로, 이들 중 55.6%는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고 있었다. 알바를 하는 대학생의 한달 수입은 평균 68만원으로 조사됐다. 

 

 

◆ '천원의 아침밥', 정부·지자체 후원 늘려 참여 대학 확대 움직임

 

지난 2022년부터 건강한 아침밥을 1천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한 대학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사업 주체인 정부와 지자체는 올해 지원 규모를 늘리고 참여 대학도 확대하기로 했다. 

 

고물가 속 청년층의 식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돕기 위해서다.

 

최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발표한 ‘2024년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 대학 재학생 3천375명은 전년보다 9.2점이 상승한 95.8점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조사 응답자 중 99.2%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지속하길 희망한다’고 답했으며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도 97.0%에 달했다.

 

특히 ‘천원의 아침밥 참여를 계기로 아침밥을 먹을 계획’이라고 밝힌 응답자 비율도 95.5%로 나타나 이 사업이 고물가 시대에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례로 서울 광진구가 건국대학교, 세종대학교와 함께 운영하는 이 사업은 학생이 1천원을 부담하면 나머지 비용은 서울시, 광진구,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한다. 지난해 광진구는 사업 예산 3천만원을 선뜻 내놨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지자체와 대학 등이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사업 예산으로 정부 2천원, 지자체 1천원, 대학교 1천~2천원 등을 지원하며 대학생은 1천원으로 5천~6천원 상당의 식사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한 지원 단가를 기존 1천원에서 2천원으로 두 배 인상하고 전국 지자체 중 16개 시도에서 38억원을 추가 지원하면서 대학의 재정 지원 부담을 완화했다. 

 

대학교는 균형잡힌 식단을 구성하고 배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밥과 국, 반찬 3~4개로 구성된 백반식을 기본으로 빵과 쌀국수 등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춘 음식도 선보인다. 물가 상승으로 여러움을 겪는 농가에도 보탬이 되고자 쌀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

 

이런 연유로 해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 수도 2023년 144개교, 2024년 186개교, 올해는 190개교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아침밥을 거르기 쉬운 학생들이 비용 부담없이 든든한 한끼 식사를 챙기길 바란다”며 “학업과 취업으로 고민이 많을 시기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도록 청년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은 “고물가 시대 청년층의 식비 부담을 완화하고 높은 아침식사 결식률 개선과 학업능력 증진에 기여하는 천원의 아침밥 지원 사업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정부 지원단가와 식수인원이 전년보다 2배 상향되며 ▲사업 관리 강화 ▲레시피 공모전 마련 ▲학생 옴부즈맨 제도 도입 등 학생 참여 방식의 다양한 이벤트 추진으로 대학교에서 양질의 아침 식단이 제공되도록 기여하고 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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