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고공행진'"…삼양·농심·오뚜기, 수출은 '맑음' 실적은 '희비'

등록 2025.04.15 08:00:05 수정 2025.04.15 08:01:13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1분기 K-푸드 수출 31억달러 돌파…라면 수출 금액 3억4천400만달러 기록
불닭볶음면은 여전한 인기…삼양식품, 1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 전망
국내 외 밀양·중국·유럽 등까지 거점 확장…'글로벌 시장 확대' 본격화
농심, 스낵 부진·비용 증가에 수익성은 정체 예상…아쉬운 영업이익 예상
신라면 필두로 유럽법인 설립 등 시장 확대…미국 관세 리스크는 '안심'
오뚜기, 판관비 등 부담으로 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둔화 전망
美 팬시푸드쇼·글로벌 BTS 진 캠페인 등 본격 K-라면 마케팅·시장 강화

 

【 청년일보 】 K-푸드의 글로벌 확장세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진 가운데, 라면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호실적이 기대되는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원가 부담과 소비 부진 여파로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푸드+ 수출액(잠정)은 31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K-푸드+에는 농식품뿐 아니라 스마트팜, 농기자재, 동물용 의약품 등 전후방 산업이 포함된다.

 

이 중 농식품 수출은 24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라면 수출은 3억4천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며 강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중국, 미국, 아세안, EU 등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 삼양식품, 불닭 인기로 고성장…컨센서스 상회 전망

 

라면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품은 불닭볶음면이다. 이처럼 식을 줄 모르는 불닭 브랜드의 인기로 삼양식품의 1분기 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천892억원, 1천16억원, 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3%, 26.84%, 26.32%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천428억원, 1천77억원으로 추정하며,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국가로의 수출 호조로 별도 기준 수출금액은 종전 추정치 대비 높아진 3천256억원일 것"이라며 "1분기 지역별 수출에서 미주를 제외한 중국, 주요 유럽 국가, 인도네시아 등에서 추정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은 국내외 생산기지 확대와 현지 법인의 역할 강화로 해외사업부 성장세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총 1천838억원을 투입한 밀양2공장은 올해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연간 최대 6억9천만 개 생산이 가능한 6개 라인이 갖춰질 예정이다.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생산법인 '삼양식품(절강)유한공사'(가칭) 설립을 발표했으며, 약 2천14억원을 투입하고 오는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해 유럽, 미주, 아시아 등 주요 수출 대륙별 거점을 확보했으며 일본 도쿄, 미국 LA, 중국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총 5개의 해외 판매법인을 운영 하고 있다.

 

이들 법인을 통해 판매망 확대,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으로 글로벌 매출 확대와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 농심, 라면 성장에도 수익성 아쉬워...트럼프 관세는 '안심'

 

1분기 농심은 아쉬운 성적이 예상된다. 농심의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9천133억원, 541억원, 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8% 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1.89%, 9.2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라면사업의 견조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스낵, 음료 등의 사업부문 물량 감소와 관련한 고정비 부담에 경영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수출 및 현지 외형 확대에 따른 라면 성장에도 수익성이 아쉽다"면서도 "4월부터 반영되는 제품가격 조정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의 영업이익 성장 전환 기대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라면사업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스낵과 음료 부문에서의 물량 감소, 고정비 부담, 경영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수출 및 현지 외형 확대에 따른 라면 성장에도 수익성은 아쉽다"며 "다만, 4월부터 제품 가격 인상이 반영되면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의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내수 라면은 3월 가수요 효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낵과 음료 등 여타 제품군은 소비경기 둔화로 인해 물량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과 일부 원재료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 사업은 지역별로 성장 속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전 지역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북미는 메인스트림 제품의 물량 확대와 환율효과가 더해져, 일부 가격 할인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농심은 지난해 9월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출시했으며, 출시 4개월 만에 국내 판매량 2천500만개를 돌파했다. 미국 현지 생산도 진행 중이며, 아시안마켓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외 농심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Nongshim Europe B.V.)'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 라면시장은 2023년 기준 약 20억달러 규모이며, 2019~2023년 연평균 성장률은 1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농심의 유럽 매출은 연평균 25%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해 법인 설립의 기반이 됐다.

 

앞으로는 테스코(영국), 레베(독일), 알버트하인(네덜란드), 까르푸(프랑스 및 유럽 전역) 등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가 긴장하는 가운데, 농심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라면을 직접 생산하고 있어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농심은 지난 2005년 미국 LA에 첫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제2공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이후 2023년 11월에는 2공장 내 신규 증설라인을 추가로 운영하며,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의 현지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 오뚜기, 판관비 부담에 영업익 감소 전망…해외 전략 박차

 

오뚜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아쉬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9천11억원, 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9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경신 연구원은 "국내 소비 부진과 광고비 등 판관비 집행에 따른 마진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법인 실적 기여와 해외 성장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이익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조미식품, 면류, 냉동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 제품의 가격 조정이 이뤄졌고, 주요 제품의 매출은 견조하지만 판매 확대에 따른 비용 투입으로 별도 기준 마진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베트남, 미국 등 해외 부문은 신규 법인 설립과 물류 투자 확대 등으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비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해외 비중은 약 11%로, 환율 상승 시 원재료 투입단가 민감도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고환율 관련 부담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최근 오뚜기는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2023년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참가해 진라면의 수출용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제품 패키지는 'JIN' 로고를 크게 배치하고, 순한맛·매운맛을 국가별 언어로 표기했으며 마스코트를 활용해 외국 소비자 친화성을 높였다.

 

또한 방탄소년단 진과 협업한 '진짜 Love'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했으며,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할랄 인증기관(MUI) 인증도 획득했다. 회사는 향후 총 11개 품목의 할랄 라면 제품을 현지에 출시할 예정이다.

 

◆ 트럼프 변수에 주목…"현지 공장이 경쟁력"

 

올해 라면업계는 내수 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라면 시장은 내수보다 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K-콘텐츠와 한류 열풍이 지속되면서 중국, 미국,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시장은 고금리와 물가 부담,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정체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과 물류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라면업계는 현지 생산 여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된다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수출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서 북미 외 지역으로의 수출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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