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193044162_0cd7c3.jpg)
【 청년일보 】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과 함께 늘어난 주택 거래와 대출 규제 시행 전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5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150조1천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8천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9월(5조6천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며, 3월 증가액(1조6천억원)보다 3조2천억원이나 많았다.
세부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3조7천억원 증가해 총 잔액 913조9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1조원 늘어났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중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며 "1분기 상여금 유입이 사라지면서 신용대출도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3월 주택거래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5월 가계대출에도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금융당국과 함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3월 하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시행으로 서울 주택시장 과열이 일부 진정되면서 가계대출도 시차를 두고 점차 안정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4월 한 달 동안 5조3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3월(7천억원)보다 무려 7.5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이 중 은행권이 4조8천억원의 증가를 주도했으며, 전월 9천억원 줄었던 제2금융권도 5천억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4조8천억원 증가하며 전월(3조7천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고, 신용대출도 1조2천억원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와 5월 가정의 달 소비수요, DSR 3단계 도입을 앞둔 선수요 등으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월별·분기별·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계부채 관리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대출도 4월 중 14조4천억원이나 증가하며, 2020년 4월(+27조9천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3월 2조1천억원 감소에서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대출 증가폭은 대기업(6조7천억원)과 중소기업(7조6천억원) 모두 고르게 나타났다.
박 차장은 "1분기 말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 보수적 운용이 마무리되고, 미국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정책성 자금 공급이 맞물리면서 기업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둔화로 대규모 신규 투자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신 부문에서는 예금은행에서 총 25조9천억원이 순유출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부가세 납부, 배당금 지급, 지방자치단체 인출 등으로 36조8천억원 급감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대출 확대에 따른 은행의 예금 유치 노력에도 기업예금 감소로 5천억원 증가에 그쳤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38조5천억원 증가했다. 특히 MMF는 24조1천억원 늘며 자금 유입세를 주도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