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 치킨가게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9038390985_e4b86e.jpg)
전 세계 닭고기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했다. 한국은 전체 수입 닭고기의 90% 가까이를 브라질에 의존해온 만큼, 이번 사태는 국내 식품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치킨 소비 대국'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을 살펴보고, 업계별 대응과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치킨업계 엇갈린 운명"…브라질發 조류독감 여파에 브랜드별 '희비'
(中) “단기 영향은 미미"…식품·급식업계, ‘선제 대응’ 모드 돌입
(下) 대형마트·편의점, 당장은 '가격 이상무'…"사태 장기화시 인상 불가피"
【 청년일보 】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국내 식품·단체급식 업계가 긴장 속 대응에 나섰다.
당장 생산 차질이나 공급 불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번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수입선 확보와 식단 조정 등 선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 생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브라질 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닭고기 공급 부족은 올해 초 저병원성 AI 등 질병 확산과 이상기온에 따른 사육 성적 저하, 종란 살처분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이미 예고돼 있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닭고기 수입량은 184천톤가량이며, 그 중에 브라질산은 158천톤으로 약 86%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닭고기 도축 수는10만2천200만수(육용종계, 산란계 포함 전체)이며, 수입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20% 수준이다.
브라질산 비중으로 볼 때 수입 제한에 따른 가격 상승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국내 식품 시장에 전체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수입육 업체에서 브라질산을 대체해 태국, 덴마크, 미국 등으로 수입 물량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국내 식품 기업들 중에 닭고기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곳이 적어, 단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식품업계 "국산 또는 대체 수입산으로 대응"
CJ제일제당, 대상, 롯데웰푸드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판매 중인 냉동 치킨 제품에는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에 한해 브라질산이 사용되고 있지만, 태국 등 수입처 변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제품군의 매출 비중도 크지 않아, 현재로서는 공급 차질 우려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냉동 치킨 제품 가운데 ‘순살바삭치킨’은 전량 국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어, 브라질산 수입 중단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없다”며 “그 외 제품도 이번 사태로 인한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관계자 역시 “애슐리는 약 2~3개월분의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황으로, 초기 단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사례인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다양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브라질산 의존도가 높았던 업체들은 공급처 다변화 등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산 순살 닭고기는 가격 경쟁력으로 많이 쓰였지만, 공급 중단이 이어질 경우 태국산 등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인상 요인은 될 수 있으나, 제품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브라질산은 일부 B2B용 제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당장 큰 차질은 없다”며 “주요 제품은 문제없이 생산되고 있으며, 향후 수급 흐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 단체급식업계 "대체 식단, 수급처 다변화로 대응"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풀무원푸드앤컬처 등 주요 단체급식업체들도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연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메뉴에 브라질산 가공육이 포함되긴 하지만, 대부분 국내산 위주로 조달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급식업계 특성상 돼지고기 등 다른 육류로의 식단 변경이 가능하고, 계약재배 및 협력 농가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도 유지하고 있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면서 다양한 공급처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도 "국내외 식자재 유통망을 바탕으로 수급 변동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푸드앤컬처 관계자는 “급식 사업장에서는 원래부터 브라질산 닭다리살 사용 비중이 미미했으며, 현재는 수입 중단으로 인해 해당 원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다수 급식업체들은 기존 식자재 운용체계를 점검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메뉴나 레시피 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단체급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메뉴에 브라질산 완제품이 포함될 수 있으나, 대부분 대체 메뉴 구성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며 “업계 전반에서 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연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전 비축분이 있어 단기 대응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선 다변화나 메뉴 리뉴얼 등 다양한 전략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하림 "공급 확대 통해 수급 안정화에 기여"
이런 가운데 하림은 닭고기 공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물량 확대에 나섰다. 하림은 5~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이상, 7~8월에는 110% 이상의 닭고기 공급을 준비 중이다. 사육 기간이 짧은 육계의 특성을 활용해 수급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산 수입 중단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제품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체 수입국 확보와 국내산 확대, 레시피 전환 등을 통해 전반적인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는 순살 비중이 높아 치킨 프랜차이즈나 B2B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식품 및 단체급식 업계는 수입선 다변화와 메뉴 구성 조정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당장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수급 동향과 가격 변동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