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이달 초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유관기관 등 이른바 보은 형식의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권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최근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인 NH농협생명의 상근감사위원(이하 상근감사) 교체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2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산하 보험계열사인 농협생명은 최근 이종욱 현 상근감사에 대해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사는 오는 20일 2년간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으로, 임기만료까지 불과 2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 감사의 경우 상근감사의 연임 또는 연임불가 방침을 당사자에게 최소 한달 전에 통보하는게 통상적인 관례였던 점이 무시된 채 갑작스럽게 연임불가 결정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농협은행은 앞서 지난 3일 임시주총을 열고 전직 금감원 부울산지원장 출신인 홍길 신한금융플러스 고문을 선임했다. 금융당국 일각에 따르면 홍 신임 감사는 정은보 현 증권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022년 금융감독원장 시절 신한금융지주측에 요청, 신한라이프의 자회사 GA인 신한금융플러스 고문으로 영입된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된 진태국 전 금감원 보험감독국장과 함께 영입되면서 다소 이례적이란 반응이 적지않았다.
전직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지난 4월께 일찌감치 홍길 전 고문을 차기 상근감사로 내정, 무난하게 인사를 마무리한 반면 농협생명은 이 감사에 대한 연임여부를 질질 끌고 오다가 갑자기 연임불가로 결정한 사례로, 한달 사이에 외부적으로 큰 환경 변화라고 하면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농협중앙회가 새 정부 출범을 감안한 보은인사를 위해 이 감사의 연임여부를 고의적으로 미뤄온 것 같다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현재 이 감사는 오는 20일 임기만료로 퇴임을 앞두고 있으며, 후임 인사로는 호남 출신의 조 모 전 금감원 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모 전 국장은 지난 6일 해외여행을 떠나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으로, 이 감사의 임기가 20일 만료된다는 점 등 여럿 정황을 감안하면 후임 인물로 지목됐을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관례를 깨고 급작스럽게 연임이 불발된 것이라면 외부에서 강한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히 대표이사가 연임을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외부 압력의)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출신의 한 고위관계자도 "과거 금감원 퇴직 출신 또는 예정자들은 기관에서 인사를 조율했으나, 지금은 개개인의 역량으로 각자 도생하는 게 현 세태"라며 "이 감사의 경우 당사자가 연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이 지연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 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