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물류.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070167286_c2c59b.jpg)
【 청년일보 】 LS그룹 구자은 회장의 남매인 구은정 대표가 이끄는 태은물류가 하도급업체인 지엘에스로지스틱스(G.L.S)에 대해 불공정 거래 행위와 부당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제출된 진술 조서와 녹취록 증거에 따르면, 태은물류는 지엘에스로지스틱스에 재고 손실(로스)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하고, 이를 위해 증거 조작을 제안한 정황까지 담긴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사건번호 2024서제****)으로, 양사 간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이 주목된다.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구체적 피해 규모
지엘에스로지스틱스는 2023년 11월 태은물류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후, 마지막 한 달의 매출 채권인 3억 5천만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직원 급여도 제대로 지급되지 못해 체당금으로 임금 체불을 해결했다. 지엘에스로지스틱스 측은 태은물류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전체 피해 규모가 10억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지엘에스로지스틱스 김 대표는 공정위 조사에서 "태은물류가 구두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이전에도 세 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태은물류가 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부당특약, 서면 발급 의무 위반, 경제적 이익 부당 요구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태은물류 측은 조정 절차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직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피해 보상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 측은 조정원에서 합의가 결렬되면서 사건이 공정위에 상정돼 현재 조사 및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금품요구 카톡 캡처본.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622743225_57100c.png)
임직원 비리 및 물품 절도 의혹
한편, 태은물류 물류센터를 관리했던 센터장들이 회사 지위를 악용해 지엘에스로지스틱스로부터 금품을 요구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유흥업소 비용, 차량 구입비 등을 김 대표에게 청구하고, 새벽에 돈을 독촉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지인과 가족을 지엘에스로지스틱스에 위장 취업시켜 급여 명목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비리가 태은물류 본사에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어떠한 조치나 징계를 내리지 않고 조직적으로 방조했다는 것이 지엘에스로지스틱스 측의 주장이다.
또한, 지엘에스로지스틱스 김 대표는 태은물류 직원들이 물류센터 내 물품을 마음대로 빼돌려 판매에 나서거나, 절도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한 재고 손실은 고스란히 지엘에스로지스틱스의 부담으로 작용했으며, 연간 1억 원 이상의 재고 로스 비용을 변상하는 구조였다고 주장했다.
증거 조작 및 양측 입장
지엘에스로지스틱스가 공정위에 제출한 증거 자료 중에는 태은물류 윤창선 사업부장과 지엘에스로지스틱스 김민기 대표 간의 전화 통화 녹취록이 포함되어 있다.
이 녹취록에서 윤 부장은 재고 로스 비용을 100% 지엘에스로지스틱스가 부담하지 않으려면 그 원인을 '오출고'로 처리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재고 로스 건을 조작해 마무리 짓자고 말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4070151597_965f95.png)
공정위는 양측 모두 1차 대면 조사 이후 추가 자료 제출 등의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번 공정위 조사에 대해 김 대표는 "수년간 태은물류와의 거래에서 반복적으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라며 "문제를 수차례 제기했지만 태은물류는 책임 있는 조치 대신 비리 행위를 일삼은 직원을 감싸기에 급급했고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정위 절차가 단순히 한 사업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차원을 넘어, 이런 구조적인 갑질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태은물류 구은정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저희도 억울한 게 아주 많다"며 지엘에스로지스틱스와 김민기 대표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구 대표는 오히려 지엘에스로지스틱스 측이 먼저 계약을 그만두겠다고 말해 황당하고 힘들었다며, 제보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향후 차분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태은물류측은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 "공정위에서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라며 "아직까지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고, 사안이 복잡해 살펴 볼 것이 많다"라며 "아직 조사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