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29일 재판에 넘긴다. 지난달 2일 특검 현판식을 열고 수사 개시를 공식화한 지 59일 만이다.

역대 영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더불어 윤 전 대통령 역시 내란 특검으로 이미 기소된 상황이어서, 부부가 동시에 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전례 없는 상황이 현실화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 여사의 구속 만료일(31일)을 앞두고 이날 오전 기소 절차를 마쳤다. 김 여사는 구속 이후 다섯 차례 소환조사에 응했으나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김 여사에게 적용한 핵심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고, 같은 해 보궐선거에서 특정 인사가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자금법 위반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대며 '전주(錢主)'로 가담한 자본시장법 위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매개로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 목걸이 등 귀금속을 수수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다.

특검은 구속 이후에도 보강 수사에 속도를 냈다. 전날에는 서희건설 오너 일가,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등 김 여사와 관련된 인물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귀금속은 시가 1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들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공직 임명이나 사업상 특혜를 얻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박성근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한덕수 전 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이 위원장 역시 같은 해 9월 장관급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

관심은 윤 전 대통령 기소 여부로 쏠린다. 특검은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의혹에서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정황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과 30일 특검 소환 요구를 거부했고, 이후 구치소 현장 조사 시도에도 강력히 저항하며 조사를 무산시켰다. 결국 특검은 대면 조사 없이도 기소를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