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면초가’ 카드업계, 이대로 괜찮을까…회생 방안은?

등록 2025.09.08 08:00:02 수정 2025.09.08 08:00:40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 청년일보 】 카드업계의 업황이 심상치 않다. 실적도 빨간불인데다 핀테크에 밀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도 여의치 못한 모양새다. 단기간 내 수익원 창출도 쉽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건 최근 이슈로 부상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꼽히지만, 이같은 지급결제의 새 기조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또한 아직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천25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천990억원) 대비 2천739억원(18.3%) 줄었다.

 

수익은 늘었지만 비용이 보다 더 증가하면서 순익규모가 줄었다. 카드사들의 상반기 총수익은 1년 새 3천311억원 증가했지만, 대손비용 및 이자비용이 각각 2천643억원, 1천13억원씩 총 6천49억원 늘었다.

 

이같은 비용 악화에는 연체율 급등이 영향을 줬다.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총채권 연체율은 1.76%로, 지난해 말(1.65%) 대비 0.11%포인트 올랐다. 2014년 말(1.6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며,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1.16%) 보다 0.14%포인트 상승한 1.3%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전체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본업 수익원으로 분류되는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위축된 점은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천911억원 줄었다.

 

올 하반기에도 영세·중소가맹점에 선정된 신용카드 가맹점 306만8천곳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 320만5천곳 중 95.7%가 이에 포함돼,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가맹점이 수수료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결제시장의 새 플레이어로 등장한 핀테크사에도 자리를 뺏기는 양상이다. 간편결제 수단으로 선불금 대신 카드를 선택하는 비율은 하락하고 있으며, 카드사들이 내놓은 결제 앱은 인지도나 편의성 등에서 핀테크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업체의 점유율은 거의 절반에 이른다. 삼성페이 및 애플페이 같은 휴대폰제조사는 24%, 금융사의 앱카드는 26% 수준이다.

 

카드사들과 핀테크사들 간 경쟁력 격차는 이들에 적용되는 법률이 동일하지 않다는 구조적 요인에도 일부 기인하고 있어 당장 카드사들이 핀테크사와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영세 가맹점에 0.4%의 수수료율을 매기는 한편, 전자금융업법의 적용을 받는 핀테크사의 경우는 평균 수수료율이 1.47%로 비교적 높다.

 

이같은 법적 제약은 카드사들이 혁신을 시도하는 데도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비자 니즈를 공략해 핀테크사들처럼 획기적인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어도 이들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만큼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등 본업 외의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데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암울한 기류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것으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꼽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결제수단이 화두로 부상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결제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업계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관련 논의를 이어오는 한편 특허청에 복수의 코인 명칭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코인의 유통뿐만 아니라 발행 주체로서 역할하며 지급결제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급결제의 패러다임이 변화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카드사들이 솟아날 구멍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다. 적어도 위기가 되진 않아야 최악을 피할 수 있을 테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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