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관공서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5768488369_04e1c6.jpg)
【 청년일보 】 태양광 인버터는 단순한 전력 변환 장치를 넘어 전력망과 연동되는 핵심 기반 시설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일부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에 '문서화되지 않은 통신 장치'가 발견되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버터에 원격 제어 기능을 가진 '킬 스위치(Kill Switch)'가 내장되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장비들은 방화벽을 우회하는 추가 통신채널을 제공하여, 제조국이 원격으로 인버터를 제어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 '킬스위치' 기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 해킹을 넘어 국가 전력망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보안 전문가들은 인버터 시스템의 심각한 취약점을 다수 발견했으며, 이를 이용해 전력망에 과부하를 유발하거나 대규모 정전을 일으키는 공격 시나리오가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 유통되는 태양광 인버터의 90~95%가 중국산 제품으로, 일부 국내 기업 브랜드는 중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자사 브랜드를 부착해 유통하는 등 '택갈이' 관행이 만연해 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는 동시에, 국가 에너지 안보가 특정 국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중국산 인버터로 인한 사이버·물리적 공격의 공개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이 없었다기 보다는 탐지 및 보고체계의 부재를 시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잠재적 위협의 심각성에 비해 국내의 위기 인식 및 대응체계가 매우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5월에 로이터 통신에서 보도된 내용은 알고 있지만 그 보도 이후 미국 측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금 국내 인버터 시장의 경우 KS 인증을 받을 때 보안이나 통신 부분에 대한 보안성 검증 기준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악의적인 통신 칩을 설치하더라도 인증 단계에서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없으며 이에 협회에서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버터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전기 안전을 넘어 데이터 암호화, 원격 제어 관리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국가 표준 보안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국내 생산 기여도를 기준으로 '진짜 국산' 제품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신재생에너지 관련 보안 가이드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에너지 안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