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지난 9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빅3’ 중 마지막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한화생명]](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4122877385_4535bc.png)
【 청년일보 】 최근 생명보험사들은 고령화, 저출산 등 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주력상품인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수요 급감에 직면하면서 제3보험 영역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사망보험금 유동화’ 등 보험금 기능 다양화를 통해 사망보험의 수요 확대에 나서고 있어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9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빅3’ 중 마지막으로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뛰어들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보험(종신) 계약자가 보험금 수령자와 수령방식 등을 미리 설정하고, 신탁사에 관리와 운용을 맡기는 제도이다. 사망보험금을 유족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설정한 조건과 시점에 따라 보험금을 분할 및 지연 지급할 수 있어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새 자산관리 수단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사망보험금에 대한 신탁을 허용하면서 생보사들의 신탁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현행 제도는 제약도 적지 않다. 피보험자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 중 ▲최소 보험금 3천만원 이상 ▲보험계약자·피보험자·위탁자의 동일성 ▲수익자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제한하고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이 있으면 신탁 설정이 불가하다는 등이 소비자의 불편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업계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이 기존 사망보험금을 많이 보유한 생보사들이 유리한 만큼 먼저 시장에 진출한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 2006년 종합신탁업 자격을 취득해 신탁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신탁 컨설팅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해 11월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출시한 이후 올해 6월 기준 누적 계약 건수 780건, 가입액 2천570억원에 이르고 있다.
교보생명도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금청구권 신탁 건수 554건, 가입액 800억원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생명, KB라이프, 흥국생명 등이 현재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에 진출해 있다.
최인희 한화생명 상속연구소 소장은 “한화생명은 보험 이상의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과 컨설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요즘 상속세를 고민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데, 전국 6개 FA(Financial Advisor) 센터에서 전문적인 신탁 상담을 통해 상속플랜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의 규모가 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 22곳의 일반사망 담보 누적 보유계약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883조원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신탁 시장으로 유입된다고 가정한다면 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사망보험금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일부도 신탁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고 사망보험금 유동화도 연금뿐만 아니라 더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도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향후 연금뿐만 아니라 요양·간병, 헬스케어 서비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고객 맞춤형 상속·자산관리 수단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생보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며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일반 사망보험에서 저축성보험이나 일반건강보험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최근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고령화, 저출산 등 사회구조 변화로 생보사의 주력 상품이었던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보사들은 제3보험 영역으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자산 관리 수단으로 사망보험금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출시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에 가입한 계약자가 보험료 완납, 연령 충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범위 내에서 일정 기간 연금처럼 당겨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상품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개 생보사가 다음달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내놓았다. 보험업계는 올해 우선 ‘연 지급형’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내년에는 ‘월 지급형’을 추가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