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양극화에 인력난까지"…K방산 전성기에도 중소업체들 '울상'

등록 2025.10.29 08:00:06 수정 2025.10.29 08:00:17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신성장동력 급부상 K-방산…수출 과실 대기업에 집중
방산 대·중소기업 R&D 투자…5년 사이에 16배 격차
"방산 4대 강국 비전 실현…지방 인력난 해소 급선무"

 

【 청년일보 】 국내 방위산업이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출 호조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지만, 정작 중소업체 내에선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방산 수출의 과실이 대기업에 집중되는 건 물론, 처우적 한계로 인한 인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 등 고질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안팎에선 최근 국내 방산 기업의 수출 낭보가 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가 지속될 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칫 K-방산 생태계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방위산업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은 대기업 1조 7천166억원(추정), 중소기업 1천32억원(추정)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신규 R&D 투자는 ▲2019년 2천690억원 ▲2020년 4천778억원 ▲2021년 4천236억원 ▲2022년 4천489억원 ▲2023년 8천795억원 ▲2024년 1조7천166억원(추정)으로 5년 새 6.4배 급등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은 ▲2019년 273억원 ▲2020년 318억원 ▲2021년 396억원 ▲2022년 479억원 ▲2023년 852억원 ▲2024년 1천32억원(추정)으로 3.8배 증가에 그쳤다.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R&D 투자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대기업의 R&D 투자금액은 중소기업의 9.8배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16.6배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에 대해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은 많은 자금을 투자해 최신식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반면, 중소업체의 경우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내다봤을 때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방산 4대 강국'의 비전을 뒷받침하려면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 전략뿐만 아니라 지방에 소재한 중소업체들의 인력난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산 중소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부품·장비를 생산하며 K방산 생태계 '허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연봉, 복지 등 처우적 부분을 고려하면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쏠린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업계 안팎에선 처우적 개선은 물론, 지방대학에 계약학과(기업이 대학과 계약을 맺고 특정 분야의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를 확대해 해당 인력을 각 지역 사업장 수요를 바탕으로 적재적소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방산 업체들이 인력 문제에 대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만큼, 지역대학들이 기업 니즈 분석을 통해 '채용 보장형' 계약학과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소업체는 '원가 후려치기' 등 지배적 지위 남용에 허덕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정부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상생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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