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예금보험공사가 이르면 이달 중 예별손해보험(이하 예별손보)의 공개 매각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매각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중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권 일부에서는 최근 예별손보가 고용승계와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고 손해율 관리가 용이해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인수합병(M&A) 조건에 최적화된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 M&A 시장에서는 예별손보가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13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향후 예별손보 매각 절차와 관련해 최종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달 중 매각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별손보 관계자는 “매각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예별손보 자산·부채 실사 작업을 마무리한 다음 이달 중 매각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향후 예별손보 매각 절차가 예정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국과 예보의 매각 일정 조율이 늦어지면 그만큼 예벌손보의 매각이 순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의 자산, 부채를 이전받아 보험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가교보험사로서 예보가 100% 출자해 만든 한시적 조직이다. 즉, 예별손보는 MG손보의 보험계약을 다른 보험사로 넘기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예별손보 경영에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보 상위 5개 손보사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예별손보가 MG손보 직원 약 55%를 승계하고 임금도 10%가량 삭감해 고용승계와 인건비 측면에서 M&A 조건에 최적화됐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또 MG손보의 경우 10년 전부터 영업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더 이상 실적과 손해율이 악화될 수 없는 평가와 함께 리스크 관리의 변동성이 축소됐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벌손보 출범 과정에서 임직원이 크게 줄어 향후 인수 때 고용승계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실사를 통해 자산과 부채의 투명성을 확보해 미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 M&A에 최적화된 매물로 보인다”며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부분도 매수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인수 여력이 충분한 원매수자가 나타날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과거 MG손보의 부실 계약 등의 문제로 주요 인수 후보군들은 여전히 인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다.
게다가 현재 보험사 M&A 시장에는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다수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 있지만, 당국의 자본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흥행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것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손해보업사 라이센스 획득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인수 뒤 정상화 과정에 필요한 투입 자금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매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벌손보 보유계약의 건전성 측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거래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BNK금융지주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MG손보는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이후 예보가 세 차례 공개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본격 추진했지만, MG손보 노조의 반발 등으로 매각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가교보험사를 설립해 5개 손보사로의 계약 이전과 공개 매각을 병행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