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자, 주요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자금이탈 방어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83조3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석 달 전(67조961억원)보다 약15조원 늘어난 규모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대기 중인 투자자 자금으로, 통상 주식 투자 심리가 개선될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예금 잔액은 급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원으로 한 달 사이 21조8675억원 감소했다.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은행권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수신상품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2.65%에서 2.75%로 0.10%포인트(p) 인상했다. NH농협은행 역시 ‘NH올원e예금’을 2.70%로 0.05%p 올렸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KB스타 정기예금’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2.70%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8일 ‘원(WON)플러스 정기예금’을 2.75%로 인상해, 현재 5대 은행 중 최고 수준인 2.80%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도 금리 경쟁에 가세했다. 카카오뱅크는 12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1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2.85%, 자유적금은 3.05%로 올랐다.
한편 시중은행 중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는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3.00%)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2.85%)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2.82%)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2.80%) 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 호조로 단기성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예금 경쟁력도 회복될 것”이라며 “자금 유출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