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환율발(發) 물가 압력까지 겹치면서 생계 필수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하위층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 둔화와 함께 임시·일용직 등 취약 일자리의 고용 환경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억2천6만원으로 3.7% 증가했다. 증가 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증가세는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하위 근로소득 격차는 약 30배로, 2022년 소폭 축소됐다가 다시 2년 연속 확대됐다.

근로소득뿐 아니라 전체 소득 격차 역시 확대 흐름을 보인다. 올해 발표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소득 상위 20% 가구의 전체 소득 증가율은 4.4%로 평균(3.4%)을 웃돈 유일한 분위였다. 반면 하위 20%는 3.1% 증가에 그쳤고, 이마저도 정부·지자체의 연금·보조금 등 공적 이전소득 증가(5.1%)의 영향이 컸다.

자산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상위 20%의 평균 자산(부채 포함)은 13억3천651만원으로 하위 20%(1억5천913만원)의 8.4배 수준이었다. 자산 기준으로 보면 상·하위 20% 간 자산 격차는 무려 68.6배로,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격차 확대는 고물가 국면에서 저소득층의 충격이 더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올 3분기 하위 20% 가구는 전체 소비의 약 40%를 먹거리·주거·전기·가스 등 생계형 지출에 사용했다. 이는 상위 20%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생계형 품목 상당수가 환율과 연동되는 만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5.6%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고, 원재료비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수입 에너지 가격이 뛰어 도시가스·난방비의 인상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