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가 전남 나주로 최종 확정되면서, 이 지역이 전 세계적인 도시 혁신 성공 사례인 스웨덴 '말뫼의 부활'을 능가하는 대성장을 이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성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와 한국전력 등 거대 전력 공기업들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조선업 쇠퇴로 침체했던 말뫼시보다 훨씬 더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주시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 선정 평가에서 기본 요건, 입지 조건, 정책 부합성 등 모든 항목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특히 나주시 왕곡면 에너지 국가산단 인접 부지는 안정적인 지반과 도로, 전력 공급망, 높은 주민 수용성 등도 강점이었지만, R&D 집적 환경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혔다.
켄텍은 이미 핵융합 8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진까지 확보하고 있다.
이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는 핵융합 장치의 핵심인 초전도 자석을 테스트하는 거대 시설로, 상용화에 필수적인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기장 세기인 16테슬라(전력 500MW)급 초전도 도체 시험·연구 기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사업비 495억 원을 투입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하 KFE)과 공동으로 2026년 3월 완공, 2028년 시운전을 목표로 켄텍 내에 시설을 구축 중이다.
16테슬라급 설비가 구축되면 대형 고자기장 초전도 자석의 설계·제작 기술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국제 초전도 도체 시험 수요까지 국내로 유치하여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핵융합 분야 연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켄텍은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KSTAR)와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 개발을 주도했던 베테랑 과학자들을 비롯해 원자력공학, 재료공학 전문가들을 교수진으로 영입했다.
더 나아가 켄텍은 실전형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협력하여 202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핵융합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원 전문가들을 겸임교수로 초빙하고 학생들이 연구시설에서 직접 연구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현장 투입이 즉시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전력 본사와 670여 개 전력 기자재 기업들이 이미 나주에 집결해 있다는 점은 결정적인 시너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시설이 설립되면 관련 기업 약 300여 개가 추가로 입주하고, 최대 1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나주시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조선업 침체로 쇠퇴했던 말뫼시가 첨단 IT 학부를 중심으로 재건하여 인구 20만 명에서 100만 명 이상의 친환경 혁신 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보다 더 큰 성장 폭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켄텍 관계자는 "나주가 핵융합 연구시설 부지로 확정되면서 켄텍을 중심으로 연구소와 산업체가 집결하는 대규모 '핵융합 산학연 클러스터'가 형성될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최첨단 하드웨어(연구시설)를 움직일 소프트웨어, 즉 핵심 인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며,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산업을 살리는 심장이 되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