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지혜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의·정사태로 이어졌던 비상진료체계가 전공의 복귀로 해제됐지만, ▲물가와 인건비 상승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 ▲지역·필수·응급의료의 위기 등은 지속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저출산·초고령사회를 비롯해 환자 쏠림과 의료 양극화 및 급변하는 기술 환경은 병원 경영과 의료체계에 중대한 도전을 던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의료기관 간 무한 경쟁·각자도생으로 수익이 되지 않는 영역에서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병상과 고가의 의료장비는 과잉 투자로 한정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꼬집었다.
이어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국회의 제도적 뒷받침 ▲의료계와 시민사회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또한, 이 회장은 의료가 경쟁이 아니라 ‘조화와 분담’ 위에서 작동해야 함을 강조,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안에서 필수·중증·지역 의료를 다시 세우고, 의료인력 문제도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 단위의 막연한 추계가 아니라, 지역 단위 및 전문분야별 정확한 수요 예측과 중장기 인력 공급 전략이 병행돼야 하며, 경증 진료에 대한 무분별한 혜택은 조정하고, 건강보험 재정은 책임 있게 강화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필수의료는 지속될 수 없는 바, 사법 리스크 완화와 재정 지원은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지역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형 입원환자 분류체계인 KDRG는 환자의 임상적 복잡성과 자원 소모의 편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바, 신포괄수가사업과 각종 평가·지원 사업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본 틀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의료중심 요양병원의 간병 급여화 시범사업도 현장 적용이 가능한 대안이 함께 마련돼야 하며, 건강보험 외 재정 투입 확대와 지역중심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와 지자체의 별도 투자가 병행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응급·외상·분만·소아·감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이미 전국 곳곳에서 ‘의사가 없어 문을 닫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면서, 필수의료 수행기관의 적자 보전과 인력 양성·수련 인센티브를 결합한 패키지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면서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정부·국회에 균형 잡힌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필수 조건을 분명히 말하고 끝까지 행동해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