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이른바 ‘부패한 이너서클’을 공개적으로 경고한 이후, 금융지주 지배구조 전반을 손보는 논의가 본격화된다. 금융당국은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승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 차원을 넘어 법·제도 개선까지 검토에 착수할 방침이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오전 은행연합회, 5대 금융지주와 함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연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당초 지배구조 개선 TF는 금감원 주도로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의 강도 높은 문제 제기 이후 금융위원회가 합류하면서 논의 범위가 감독·권고 수준을 넘어 법·제도 전반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CEO 선임 및 승계 절차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법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TF는 ▲CEO 선임 및 승계 절차 개선 ▲이사회 독립성 제고 ▲성과보수 체계 개편 등 이른바 ‘3대 축’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반복돼 온 CEO 연임 논란과 형식화된 이사회 운영 문제를 자율 개선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너서클 문제는 오랫동안 제기돼 온 구조적 문제”라며 “모범 관행 권고 수준을 넘어 제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도 핵심 쟁점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의 본질은 이사회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점”이라며 “특정 CEO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하게 맞춰진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TF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사회와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가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와 연계돼 있는지도 점검할 예정이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CEO 선임과 연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이 반복돼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경쟁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셀프 연임’을 이어왔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이 대통령 역시 업무보고 당시 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한 투서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금감원은 현재 BNK금융지주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며, 검사 결과와 TF 논의 내용을 토대로 다른 금융지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금융회사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관치 금융’이 한층 노골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