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이하 협회)가 노동계와 협력해 정부가 발표한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40%대로 낮추는 내용 등이 담긴 약가제도 개선방안(이하 개선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협회의 움직임에 대해 제약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개선안이 노동자들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사안임을 강조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각에서는 개선안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사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약가제도 개편 대해 바라보는 제약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비중있게 함께 다루며 개선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먼저 협회는 약가 인하 현실화 시 필연적으로 고용 조정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충분한 대책 등 없이 약가 인하 시 제약산업 전체 종사자 약 12만명 중 10% 이상을 감축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 분과 노조위원장단 및 향남제약공단 노사와 함께 개선안이 제약산업과 의약품 생산 현장에 미칠 위험성과 파장을 지적하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으며,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개선안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협회가 이처럼 노동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노동계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개선안이 단순히 각 제약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계의 생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약가 개편으로 인해 회사가 휘청이게 되면 해당 회사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 부분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바, 노동자들과의 연대는 당연한 수순일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움직임들은 약가 개편으로 인해 다가올 위기를 노사가 힘을 합쳐 함께 위기를 타개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기획돼 움직이는 것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도 협회의 움직임에 대해 약가 개편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임을 알리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안임을 알림으로써 정부의 개선안 대응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제도 개편에서 국내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협회가 노동계와 협력해 공동 대응함으로써 정부에게 약가제도 개편은 굉장히 파급력이 큰 사안임을 일깨우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도 약가 개편이 국내 제약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고 노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협회의 주장 등에 공감하고 약가제도 개편 조율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약가 개편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개편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률을 줄이거나 수익성이 떨어진 제품 판매를 중지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과 생산인력, 인허가 절차 인력 등 다양한 분야 인력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약가 개편 시행 전에는 노동자들이 약가제도 개편이 줄 수 있는 영향 등을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시행되더라도 인식 및 체감에 오래 걸릴 수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약가 개편이 시행되면 구조조정 등의 계획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통은 고용주가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라면서 "협회가 일자리 등을 함께 거론하며 노동자 시선에서 나올 수 있는 견해 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개선안 시행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큰 노사 대립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견해를 내비쳤다.
따라서 "이번에 협회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정부가 발표한 개선안은 기업에게도 손해이지만 피고용인인 노동자들에게도 손해인 사안이라고 외치며, 업계와 기업이 노동자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자들도 업계와 기업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힘을 보태어 달라는 목소리가 담겨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꺼낸 개선안 대한 대응을 위해 노동자들을 끌어들인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노동자들을 끌어들인 것에 대해 잘했다 또는 못했다를 논하기 이전에 노동자를 끌어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감원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비쳐질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자들을 끌어들여 함께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해결해도 그 과정에서 공이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라면서 향후 R&D 등 미래 투자나 경영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대해 걱정하는 견해를 내비쳤다.
아울러 "정부와 투쟁해서 국내 제약산업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크지 않다"라며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정치권이나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문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더 바람직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