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대신 발행어음"...증권가로 몰리는 시중 자금

등록 2026.03.10 08:00:03 수정 2026.03.10 08:00:16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주요 증권사 발행어음 잔고 50조원 초과
1년 새 10조원 증가…”금리 경쟁력 효과”
증권사 규모 확대도 한 몫…”신용도 상승”

 

【 청년일보 】 증권사 발행어음으로 시중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은행 예·적금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금리를 앞세운 상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단기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엿보인다. 증권사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출발한 발행어음이 사실상 예·적금 대안 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증권사 4곳의 지난달 말 기준(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51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 41조6천억원에서 1년도 되지 않아 10조원이나 불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자금을 맡기면 약정된 금리에 따라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어음이 기업금융 확대를 위한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벤처·혁신기업 투자나 기업금융 등에 활용되며 자본시장 내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발행어음은 최근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개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상품 금리가 은행 정기예금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하면서 예·적금 대기 자금이 증권사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기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금리”라며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들의 만기형 발행어음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3.05~3.20% 수준이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0~3.05%다. 은행 적금과 유사한 적립형 발행어음의 경우 금리가 연 4%대를 초과하기도 한다.

 

이 외 발행어음으로 자금이 몰리는 요인으로는 증권사의 규모 확대를 들 수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늘면서 신뢰도 또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중 자기자본이 10조원을 넘는 곳도 두 군데나 생겨난 한편 7~8조원 규모의 증권사들도 있다”며 “증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에서 느끼는 신뢰도 역시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별도 재무제표 기준) 규모는 12조219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0조3천105억원, NH투자증권은 8조3천667억원이다. 이 외 메리츠증권 8조1천654억원, 삼성증권 8조692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 및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의 상품이 연달아 흥행 성적을 올리며 이목을 끌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일 ‘신한 Premier 발행어음’ 두 번째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수시형과 1년 약정형으로 구성됐으며 수시형은 세전 연 2.50%, 1년 약정형은 세전 연 3.30% 금리가 적용된다.

 

지난달 선보인 첫 특판 상품은 500억원 규모로 출시된 뒤 하루 반 만에 완판됐다.

 

하나증권도 지난달 9일 발행어음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하나 THE 발행어음’ 약정형 2차 특판 상품은 가입 기간에 따라 연 3.4~3.6%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며 최대 50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총 발행 한도는 500억원 규모다.

 

하나증권 또한 앞서 발행어음 첫 상품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약 3천억원 판매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 12월, 첫 발행어음 상품인 ‘키움 발행어음’이 판매 시작 일주일 만에 목표 수신액 3천억원을 모두 채웠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수시형과 기간형으로 구성되며 특판 기준 금리는 수시형 세전 연 2.45%, 기간형은 연 2.45~3.45% 수준이다. 기간형 상품은 7~30일형부터 1년형까지 총 여섯 가지로 나뉜다.

 

다만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과 구조적으로 다른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예금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지만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자는 발행 증권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에 가입하기 앞서 금리 외에 발행어음의 구조 및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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