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최근 출시된 한국지엠(GM)의 신차를 생산하는 공장이 17일부터 이틀간 휴업에 들어갔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로 회사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휴업에 직원들은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국GM의 휴업 방침에 따라 최근 출시된 중소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1공장 전체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장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조명이 꺼져 깜깜했다.
평소 같았으면 차체를 조립하는 근로자들로 분주했을 곳이지만 이날은 작업 중인 근로자가 없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공장 생산라인은 트레일블레이저 차체가 줄지어 선 채로 멈춰있었다.
이날 부평1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것은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 따라 중국 등지에서 들여오던 자동차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앞서 현대·기아·쌍용·르노삼성 등 국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장 가동을 멈췄을 때도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강조하며 휴업 없이 공장을 정상 가동해왔다.
하지만 부품 재고가 소진됐고, 중국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들여오는 데 시간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이날부터 부평1공장을 휴업하게 됐다. 소형 SUV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은 정상 가동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최대한 부품 하나라도 끌어오려는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 그동안 정상 가동했으나 부품을 통관하고 수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이틀간 휴업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이틀간 휴업 후 부품 수급 문제가 해결돼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것이라며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GM 직원들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법인 분리 등을 둘러싼 극심한 노사갈등 이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로 모처럼 회사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이뤄진 휴업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GM)의 지난해 생산량은 40만9천830대로 전년보다 7.9% 줄어들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경영정상화 교두보 마련을 위해 준비한 야심작이다. 수출 주력차종이면서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혹시라도 부품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휴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돼 회사 측에 휴업 관련 매뉴얼 마련과 부품 수급 다원화 등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최대 9일간 문을 닫았던 다른 국내 자동차 공장들은 대부분 '정상화 모드'로 진입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부 국내 공장의 휴업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