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비대면’으로 전환되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자가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기업이 기존 ‘주사형’ 등을 대체할 고효율 약물 전달기술(DDS, Drug Delivery System)의 연구와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기존 약물의 제형을 바꿔 환자들이 집에서 직접 투여할 수 있게 하는 등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약물 전달기술이란, 기존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형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약물이 인체 내에서 최적의 효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전달하는 투여 경로 및 약의 형태를 바꾸거나 방출 양을 제어한다.
◆ 주목받는 항암제 분야…‘먹는 항암제’ 시대 열린다
동국제약은 아주대 약대와의 협업을 통해 비강 및 구강 점막용 고효율 약물 전달체 기술을 적용한 ‘비침습형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아주대는 바이오 의약품에 지방산을 붙이는 ‘패티게이션(Fattigation) 기술’을 적용해 점막 투과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동국제약은 도출된 물질의 비임상 평가 및 임상을 진행하는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구강점막으로 흡수 가능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해 오는 2024년 임상 1상에 착수한다는 게 양 측의 계획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피부를 관통하지 않는 비침습형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면 기존 주사제형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에서 파급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암제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 출연연구원 합작 연구소기업 바이오파머와 원큐어젠은 경구용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암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먹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파머는 ‘몬모릴로나이트’ 기반의 먹는 항암제 ‘ABP-101’를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은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과제로 선정됐으며, 오는 2022년 임상 1상 시작을 목표로 현재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원큐어젠은 경구형 펩타이드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로, 약물을 만들면 케미컬 의약품과 비교해 부작용이 적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가급적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자가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항암제 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 전 세계 1,500억 달러(한화 약 178조원) 규모의 매우 큰 시장인데다, 약의 가격도 고가여서 미국·유럽·일본 시장 등에서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