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리더십 시험대 오른...'뉴삼성' 이재용號 본격 출범

등록 2020.10.27 09:39:26 수정 2020.10.27 17:40:34
강정욱 기자 kol@youthdaily.co.kr

사법 리스크·상속·지배구조·사업 재편 난관 봉착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 상속 10조원 이상
"안정·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이재용 시대 삼성 구체화 할 것으로 보여"

 

【 청년일보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 '이재용호'가 출범했지만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 속에 불확실한 반도체 시장 상황 전개 등 복잡다단한 위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삼성 관련 각종 수사·재판 등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으면서 재벌총수로서의 능력을 검증하는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질적인 총수 역할, '뉴삼성' 변화 박차 기대...사법 리스크가 변수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 별세를 계기로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역할과 존재감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쓰러진 지난 2014년부터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해왔고, 2018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 총수에 올랐다.

 

다만 그동안은 이 회장이 생존해 있었고, 이 부회장이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이 촉발된 지난 2016년 말부터 수년째 수사·재판을 받느라 완전한 리더십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당장 사법 리스크와 상속·지배구조, 사업 재편 등이 이 부회장이 마주친 난관으로 꼽힌다.

 

특히 이 회장 지분 상속 문제는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는 물론 삼성그룹 사업구조와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식의 가치는 현재 18조2천억원으로,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기본 구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관측에 따라 이 회장 별세 후 삼성물산 주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 중 지분을 처분해야 할 수 있다. 지분 매각 대상으로는 삼성생명이 회자된다.

 

삼성생명 지분을 이건희 회장이 20.76%을 보유했고, 이를 포함해 삼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7.02%에 달하기 때문에 일부 매각은 이 부회장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은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삼남매가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호텔·레저부문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역임했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패션부문을 맡아 따로 독립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도 재계의 관심사다. 최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공식 회장으로 취임하며 4대 그룹 중 이 부회장만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해 격을 맞추는 차원에서라도 머지 않아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 별세 후 20여일 만에 회장에 취임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임기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라, 회장 승진과 함께 등기이사 복귀를 추진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장례식이 끝난 후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 인사를 '뉴 삼성'으로의 변화 가속을 알리는 상징적인 내용으로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빅딜', 공격적 세계 시장 공략 예상

 

이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이 다시 인수·합병(M&A) '빅딜'에 뛰어들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삼성은 지난 2014년 말과 2015년 석유·방산, 화학 사업을 각각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했고 2016년에는 미국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이 수사·재판을 받게 되면서부터는 굵직한 M&A가 끊긴 상태지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인공지능(AI)·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M&A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재판, 국정농단 사건 재판 등 사법 리스크는 앞으로 수년 더 이어지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우선 자신의 리더십과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라며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이재용 시대' 삼성을 구체화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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