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코스피가 마의 벽인 27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6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7년여 만에 가장 큰 자금 유입 규모다.
한국은행은 10일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동향)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동향에 따르면 11월 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55억2천만달러 순유입됐다. 11월 말 원·달러 환율(달러당 1106.5원)로 따지면 약 6조1천79억원이 들어온 셈이다.
이는 10월 순유입(13억8천만달러)의 4배로, 두 달째 순유입이 이어졌다. 앞서 8∼9월에는 나간 돈이 새로 투자된 돈보다 많았다. 11월 외국인의 주식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13년 9월(76억6천만달러) 이후 가장 크다.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줄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전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었으며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최종타결로 교역 환경이 개선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한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신흥국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갔다"며 "한국은 비교적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통제했다는 평가를 받아 순유입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은 4억5천만달러(약 4천979억원) 빠져나갔다. 석 달째 이어지는 순유출이다. 다만 주식과 채권을 더한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50억7천만달러 순유입되며 2개월 연속 유입이 우위를 지켰다.
또한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23bp(1bp=0.01%포인트)로, 10월(25bp)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국에 대한 대외적인 신용이 사실상 상향된 걸로 풀이된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으로,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가는 구조다.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면 국가 부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통용되며 내려가면 부도 위험이 낮다는 의미다.
외환시장에서 11월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6.5원으로, 10월 말(1,135.1원)보다 28.6원 내렸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평균 4.1원으로 10월(3.4원)보다 커졌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