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일본 프롬소프트웨어의 히트작 '소울'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계속 죽어가며 진행해야 하는 매우 높은 난이도로 유명하다.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함정, 일반 몬스터조차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특유의 레벨 디자인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어 게이머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오는 25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출시되는 판타지 액션 RPG '엘든 링'은 앞서 소개한 소울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디렉팅을 맡은 신작이다. 소울 시리즈의 특징을 계승한 엘든 링은 음모와 권모로 얼룩진 광활한 세계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을 통해 세계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내용을 그렸다.
이번 작품은 프롬소프트웨어가 소울 시리즈에서 보여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1대1의 근접전뿐 아니라 엘든 링만의 독창적이면서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한 자유도 높은 액션 플레이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엘든 링의 출시를 앞두고 청년일보는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의 키타오 야스히로를 만났다. 그는 프롬소프트웨어에서 마케팅 및 개발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 대해 키타오 씨는 "엘든 링은 다크 판타지 액션 RPG로, 지금까지 고집했던 부분은 답습하되 쌓아온 개발 노하우를 담아 새로운 콘셉트로 만든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 '얼음과 불의 노래'의 조지 R.R. 마틴이 집필한 광활한 세계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 작가 '조지 R.R. 마틴'이 게임의 세계관을 집필했다는 점이다. 그의 대표작 '얼음과 불의 노래'는 원작 자체도 인기가 높지만, 미국 HBO에서 영상화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다만, 조지 R.R. 마틴이 시나리오를 감수하는 등 게임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았다고 키타오 씨는 설명했다. 조지 R.R. 마틴은 게임의 세계가 어떻게 탄생했고 게임의 중심이 되는 '엘든 링'이 무엇인지, 보스 캐릭터 '데미 갓'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각각의 설정 등을 만드는 것에만 관여했다.
키타오 씨는 "조지 R.R. 마틴은 자신이 만든 세계관을 토대로 자유롭게 개발해달라고 했다. 게임의 전반적인 디렉팅은 미야자키 디렉터가 관여했다"며 "조지 R.R. 마틴이 완성한 세계관 덕분에 데미 갓으로 등장하는 이들도 자신만의 생각이나 의지가 있는 캐릭터로 완성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엘든 링은 단편적인 이야기만 전달했던 소울 시리즈에 비해 전반적인 스토리 이해가 쉬울 전망이다. 소울 시리즈에 등장하는 '화방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엘든 링의 '멜리나'는 나름대로의 의지가 있고 플레이어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데미 갓도 각각의 배경이 존재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키타오 씨는 "엘든 링에는 넓은 세계가 있고 수많은 수수께끼가 존재한다. 게임 내에서 핀포인트로 어디를 주목하기보다는 다양한 수수께끼를 풀면서 모험을 즐기고 여러 NPC와의 만남 등을 가볍게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 '소울' 시리즈 특유의 강렬한 액션에 '점프'와 '마상전투' 가미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오픈 필드'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물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처럼 시작하자마자 최종 보스를 만나러 가는 등의 방식은 불가능하지만, 지역에 이동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자유도를 높였다.
맵 곳곳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수집할 수 있는 재료가 존재한다. 이를 수집하면 소모품이나 화살 등 필요한 아이템을 직접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키타오 씨는 "크래프팅 기능은 플레이어가 모험을 계속 즐기도록 돕기 위해 넣었다. 만약 화살을 다 소모했다면 상점에 갔다 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수집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전투를 지속하는 방식"이라며 "다만, 회복 아이템은 크래프팅 기능으로 만들 수 없다. 이를 허용하면 난이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투 방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점프'와 '마상전투'다. 점프가 들어가면서 전반적인 레벨 디자인의 입체적인 변화와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방식 추가가 이뤄졌으며, '영마'를 소환해 진행하는 마상전투는 기존 소울 시리즈와 다른 전투 체험을 제공한다. 단, 마상전투의 경우 던전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키타오 씨는 "판타지 세계에서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데 '말'이 제격이라고 판단해 '영마'를 넣었다. 말에 탑승하면 드넓은 필드에서 빠른 이동이 가능하며 도보전투보다 쾌적한 전투가 가능하다. 기존과 다른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고자 마상전투를 넣었다"며 "던전에서는 소울 시리즈처럼 어둡고 좁은 지역을 조금씩 나아가며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런 이유로 마상전투는 던전에서 즐길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세키로'가 발매됐을 때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는 키타오 씨는 당시 한국 팬들의 보내주신 사랑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한국 방문이 막힌 것이 아쉽다고 말한 그는 한국 팬들이 엘든 링에도 많은 사랑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키타오 씨는 "세키로를 발매했을 당시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겨주시던 한국 팬들의 모습에서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항상 감사하고 이번 작품도 많이 즐겨주셨으면 한다"며 "게임 출시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때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