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금융지주 임원들이 윈P&S 대표,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등에 대거 발탁되면서 임종룡 회장 체제 첫 우리은행장에 대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임 회장 내정가가 외부 출신 인사인 만큼, 그룹의 2인자인 우리은행장은 그룹의 내부 분위기를 고려해 내부 승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손태승 회장과 이원덕 전 행장이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기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은행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15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 및 관계 회사는 전날 해외 법인과 각사 대표 인사를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박화재 전 사업지원총괄 사장은 관계사인 우리은행 윈P&S 대표에 내정됐다. 황규목 전 부사장은 관계사인 W서비스네트워크 대표에, 신광춘 우리은행 전 부행장은 윈모기지 대표에 각각 내정됐다.
해외법인장의 경우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에 정석영 전 부사장이 임명됐다. 아울러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엔 박종일 전 부사장이, 중국우리은행 법인장은 우병권 전 준법감시인이 내정됐다.
특히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화재 전 사장이 관계사 대표로 빠지면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앞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취임 1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임기는 10개월이 남은 상황이었지만 임종룡 회장의 조직개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곧 물러날 예정인 손태승 회장과 이 전 행장의 경우 모두 한일은행 출신인 점을 미뤄볼 때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상업은행 출신 행장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대체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왔다.
또한 임 회장 내정자가 최근 "차기 우리은행장에 외부 출신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차기 행장은 내부, 상업은행 출신 인사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따라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부·상업은행 출신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후보로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과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1962년생 김정기 전 사장은 1989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영업본부장과 업무지원그룹 상무, 기업그룹 부행장, 영업지원부문장 겸 HR그룹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후 지난 2020년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까지 우리카드를 이끌었다.
특히 김 전 사장은 지난해 카드업계 불황으로 대다수 카드사들 실적이 감소했지만 우리카드는 순이익 확대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우리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7억원(1.84%) 늘어난 2천44억원이다. 또 김 전 사장은 2020년 권광석 전 행장 선임 당시 최종 후보군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사장 역시 상업은행 출신으로 유력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1963년생으로 상업은행 출신이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비서실장과 본점영업본부장, 검사실장, 자금시장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우리종합금융 대표로 이동해 과거 자본잠식에 빠졌던 회사를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를 고려해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내부 승진을 통해 은행장을 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면서도 "임 회장 내정자가 그룹 쇄신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예상 외 외부 은행장을 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임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하면 즉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우리은행장 선임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이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 후임자를 자회사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우리은행장이 최종 선임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