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돌' 맞이한 가나초콜릿...'레트로·추억' 담아낸 팝업스토어

등록 2024.03.15 08:00:00 수정 2024.03.15 08:00:06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가나초콜릿, 1975년 출시…내년 50살 생일
가나초콜릿하우스, 시즌3로 역량 총 집합
디저트로 고급화 시도…고객 반응도 긍정적

 

【 청년일보 】 "이번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 시즌3는 사계절을 콘셉트로 했습니다. 이번주는 봄, 다음주는 여름이며 곧 가을과 겨울 분위기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가나초콜릿이 50주년을 맞은 만큼 이전보다 더 크고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가나초콜릿하우스 관계자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나초콜릿은 1975년에 출시돼 50살 생일을 앞두고 있다. 가나산 카카오빈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가나초콜릿'이 됐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카카오를 수입해 완제품까지 제작하는 '빈투바(Bean to Bar)'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성수 카페거리는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500m 걷다보니 유난히 맑고 쨍쨍한 날씨와 상반되는 진한 초콜릿 색의 건물이 반겼다. 가나초콜릿하우스는 2022년 성수동에서 시작해 올해로 시즌 3에 접어들었다.


먼저 외관은 자유로운 성수역의 분위기에 맞게 무심한 듯 시크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가나초콜릿만의 골드 색상을 사용해 유럽형 고급스러운 카페의 느낌이 물씬 났다. 


이미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나초콜릿하우스에 입장하려고 줄을 서 있었다. 


가나초콜릿하우스에 입장하자 달달한 초콜릿 냄새가 먼저 반겼다. 가나초콜릿하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입구 전면에 가나초콜릿을 형상화한 커다란 조형물을 마주할 수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 콘셉트가 사계절인 만큼 지금은 봄으로 꾸며져 있었다. 한쪽 천장에는 분홍과 흰색의 조화(造花)가 가득했다. 이 조화는 플로리스트들이 몇시간 동안 구현해 낸 작품이라는 후문이다.


하단 테이블에는 생화꽃이 놓여있었는데, 봄의 느낌을 가득 담고 있었다. 다음주는 여름 콘셉트로 청량한 느낌으로 변화될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웰푸드는 최근 가치소비 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해 카카오 부산물로 만든 카드지갑과 컵 받침대 등 친환경 업사이클링 굿즈도 제작했다. 회사 차원에서 진행 중인 ESG 경영과도 연결돼 일석이조인 셈이다.

 

 

팝업스토어 정면 조형물 뒤에서는 직원들이 디저트와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가나초콜릿으로 만든 고급화된 디저트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몇몇 고객들은 디저트 진열대에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느 고급 카페의 초콜릿 디저트라고 해도 믿을 만한 비주얼이었다. 


미니 케이크부터 소금붕어빵, 약과 소프트 등 가나초콜릿을 활용해 신메뉴를 만들었는데, 인기 셰프들이 참여해 매주 다른 특화 디저트를 큐레이팅 한다.

 

 

팝업스토어 직원은 "대부분 인기가 있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가나 커피플롯과 정키 쇼콜라"라며 "매주 다른 디저트와 커피가 제공되고 있어 다음주에는 또 다른 메뉴가 나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가나 커피플롯은 초콜릿향 더치 커피를 베이스로 초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위에 올린 음료다. 정키 쇼콜라는 에스프레소에 초콜릿을 샷으로 담은 음료다.


디저트와 커피는 롯데웰푸드가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가나초콜릿이 내년에 50주년을 맞는 만큼 색다른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실제로 기자는 이날 가나초콜릿하우스 미니 케이크, 갸또 쇼콜라, 정키 쇼콜라, 카카오닙스티, 가나 커피플롯 등 다양한 메뉴를 먹어봤는데,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고급 디저트 느낌 외에 맛 또한 훌륭했다. 가나초콜릿만의 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너무 달지 않아 전체적인 맛이 조화롭게 느껴졌다.


실제로 이미 팝업스토어에는 20대부터 7~8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손님들이 있었는데, 젊은층에게는 레트로의 느낌을,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느끼게 하는 듯 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A씨(58세)는 "어릴 때 먹었던 가나초콜릿 디자인을 볼 수 있어서 예전 생각이 난다"며 "원래 젊은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은 잘 가지 않는데, 여기는 추억도 떠올리고 디저트도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나초콜릿하우스 시즌3는 가나초콜릿을 사랑해 준 고객들을 위한 헌정(獻呈) 장소 같았다.


실제로 매장 2층에는 전시관처럼 가나초콜릿의 역사를 만나 볼 수 있었다. 1층이 트렌디한 유럽형 카페의 느낌이었다면 2층은 과거를 담고 있는 전시관 같았다. 가나초콜릿만의 50년 역사가 쌓여 있는 느낌이었다.


레트로 느낌을 물씬 풍기는 텔레비전에는 과거 가나초콜렛 광고들이 나오고 있었고, 기자의 기억 한켠에 있던 광고도 여러개 지나갔다.


이날 어린 자녀와 매장을 찾은 B씨(37세) 또한 "최근 몇 년까지 봤던 광고들도 나와서 신기하다"며 "어릴 때 가나초콜릿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아이에게도 한번 구경 시켜주고 싶어 방문해 봤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가나초콜릿 출시 당시부터 최근까지 사용했던 기계를 전시해 놓은 점이었다. 


균일한 디자인을 가진 몰드에 일정한 양의 초콜릿을 붓는 기계인 '데포지터'부터 완성된 초콜릿을 알루미늄 필름으로 포장하고 케이스에 담아주는 포장기까지 작은 공장으로 구현된 점이 인상깊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여기 전시된 기계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가나초콜릿의 역사와 함께한 만큼 의미가 있다"며 "실제 공정은 좀 더 복잡하지만 방문한 고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나초콜릿하우스 시즌3는 오는 4월 7일까지 약 4주간 운영된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는 봄, 19~24일까지는 여름, 26~31일까지는 가을, 4월 2일부터 7일까지는 겨울 분위기로 제공된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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