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의 전면 확대 시행이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준비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당국의 지원 방안이 미비해 이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노총은 논란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입법화된 중대재해법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본부 김광일 본부장은 청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은 경영 책임자를 옆에서 보조하거나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중대재해법에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2년 동안 해당 사업장이 관련 법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생각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8일 청년일보의 취재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특히 당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지원책에 당국의 준비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10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2022년 산재 사망사고 감축 추진 방향 발표'를 통해 기업의 중대재해법 실천을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소개했지만, 여기에 담긴 굵직한 지원사업은 주로 5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을 위주로 편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노동부는 "올해는 안전관리 전문기관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컨설팅을 실시하겠다"며지원책을 내놓고 있었지만, 이 같은 지원 방안은 50~299인 사업장, 3천500개소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물론 노동부는 ▲2024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하여 '위험성 평가'를 인정받은 50인 미만 제조업 등에 산재보험료를 감면(3년간, 20%)하는 방안 ▲2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진단 비용을 지원하는 건강디딤돌 사업(‘565억원) 지원 대상을 올해 30인 미만으로 확대하고 2024년까지는 50인 미만으로 더욱 확대하는 방안과 같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지원책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조치와 함께 당국은 ▲중소현장(1억~50억미만)에 대한 패트롤점검 ▲초소규모 현장(1억미만)의 위험작업 중심에 대한집중 관리 등도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가이드북·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 등의 메뉴얼과 함께 현장 중심 산재예방 캠패인을 전개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국의 이 같은 방안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법 시행과 안착을 위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70% 이상의 소규모 사업장이 중대재해법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중대재해법의 적절한 실행을 위해서는 법안과 관련한 교육과 컨설팅에 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며 현재 50~299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컨설팅 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그는 "대기업과 같은 경우엔 중대재해법을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중소 규모 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안전문제를 등한시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단지 이것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과 시간을가질 수 있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그는 "주 52시간제나 최저임금 상승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중소기업이 더 적응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일 배분'도 대기업과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의 일부 조항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의 경우 경영책임자가 어떠한 경우에 처벌을 받게 되는지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와 같은 조항에서 "최대한의 노력"이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까지 확대 적용 되기까지 불과 2년이 남은 가운데, 노동계·경영계에 더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복합적인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과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한 윤석열 정부의 법 개정 논의에 관한 귀추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