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이 도래하며 오토바이를 통해 시민들의 배달 음식 운송을 책임지는 라이더들의 안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배달앱 '배달의 민족'이 최근 라이더를 '기만(?)'하는 듯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일보가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8시께 배달의 민족은 일부 라이더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배민1 타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라이더들이 전국적인 폭우가 예보돼 있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일정 타임(시간대)에 정해진 배달 건수를 충족하면 추가 금액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프로모션을 제안한 배달의 민족측은 이른바 '같은 시간대 동일한 일을 하고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해당 프로모션의 대상자에 대한 명확한 선정 기준 등을 밝히지 않아 불만을 사고 있다.
실제로 배달업계 종사자들의 한 커뮤니티의 누리꾼 A씨는 "배달의 민족에 상담 연결을 해보니 내부 기준이라 밝힐 수 없다고 한다"며 프로모션 대상자 선정 기준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한 익명의 제보자도 여기에 “그간의 프로모션 행사에서는 '나는 왜 문자가 오지 않지?'라고 생각하고 말았던 측면이 있다"며 "다른 프로모션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배민의 프로모션이 장마철 라이더의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시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일부 라이더들은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위험천만한 도로사정에 장마철 휴식기를 가지려던 라이더를 다시 현장으로 복귀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832건을 기록했던 전체 빗길 이륜차 교통사고는 배달업계가 성장하며 2020년 1296건으로 약 56% 수준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도 19명에서 30명으로 약 50% 이상 증가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의 통계를 보더라도 특히 장마가 이어지는 6월~8월의 시기에 이륜차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것이 포착된다.
이 기간 이륜차 사고는 동일 연도의 비(非)장마 시기인 1월 보다 최대 770건 증가한 1천894건(7월)을 기록했다. 아울러 6월과 8월의 이륜차 사고 역시 각각 1천675건과 1천719건을 기록해 여타의 시기보다 높은 사고 발생 건수를 보였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14일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7월부터 9월까지 물량이 증가하고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 사고가 많이 났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 제보자 역시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마철 라이더들을 현장에 복귀시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 같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다. 특정 지역의 배달 물량과 이를 소화하는 라이더 인원의 공급에 따라 배달 건당 수입이 달라지는 업계 특성상 해당 프로모션에 선정되지 못한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수입에 차별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의 제보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 인해 일반적인 상황보다 라이더 수가 늘어나 한정된 건수에 수 많은 사람이 몰린다"면서 "프로모션에 선정되지 못한 일반적인 라이더들은 이도저도 아닌 입장이 돼 정상적인 배달 업무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투명한 선정기준도 없이 프로모션에 선정된 이들은 몇 건만 처리하면 충분한 수입을 얻는다"면서 "반면 '내가 왜 프로모션 대상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영문조차 모르고 선정되지 못한 라이더들은 해당 금액을 받지 못할 뿐더러, 라이더가 늘다 보니 개인이 분배 받을 수 있는 오더(배달 요청건)의 개수가 줄어 기존의 수입조차 벌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프로모션 시행사인 우아한 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 청년들 관계자는 "배달 수요량이나 배달 가능 인원 등 해당 지역 상황, 시간대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해 일일이 설명드리기 어려웠다"면서 "이번에 문자로 공지한 타임 프로모션 외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이와 같이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프로모션의 경우에는 라이더의 개별적인 배달 현황에 따라 제공하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프로모션의 성격"이라면서 "다른 배달앱에서도 진행하는 일반적인 형태"라고 해명했다.
CRM(고객 관계 관리)은 기업이 소비자를 장기간 유지하고자 하는 경영 기법을 의미한다. 이 경우 라이더를 배달의 민족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종사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당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아한 청년들 측은 프로모션 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준인 "라이더의 개별적인 배달 현황"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해당 프로모션의 투명성 및 공정성에 관한 논란은 배달업계에서 한동안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의 민족 측이 돈을 더주는 프로모션을 통한 '라이더 공급'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