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과의 동행 (下)] "주거부터 심리치료까지"…자립지원 나선 지자체와 기업

등록 2023.08.06 09:00:00 수정 2023.08.06 09:00:04
최철호 기자 cch8815@youthdaily.co.kr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호종료후에도 취업·직업훈련·주거·상담 등 연계
지자체 별 자립지원전담기관 개소 및 지원금 확대…경북·제주·울산 등
기업들도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동참…'희망디딤돌' 삼성, 금융권도 가세
"적극적인 심리정서적 개입과 치료 제공되야"…경기도 '멘토 프로그램'

 

일자리 교육에서 취업연계까지 자립준비청년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응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부모가 없거나 부모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의 개별 상황에 따른 생활과 주거, 보건의료와 고용에 이르기까지 다각화된 정책 시행에도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청년일보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책들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홀로서기에서 함께서기로"…공존을 향한 상생의 첫 걸음

(中) "경제에서 정서문제까지"…자립의 구심점 '영플러스서울'

(下) "주거부터 심리치료까지"…자립지원 나선 지자체와 기업

 

【 청년일보 】 지난 2021년 정부는 기존 보호종료아동이라는 명칭을 '자립준비청년'으로 변경하고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 위탁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들이 퇴소 후 겪는 어려움에 대한 자립 준비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지난해 9월 충남의 한 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후 자립청년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6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 지원 정책은 '아동복지법 38조' 등에 의거해 해당 청년들의 취업·직업훈련·주거·진학·경제·생활·의료 등과 관련하여 자립준비 수준을 점검하려는 목적이다. 

 

이어 그들이 만 18세 보호종료 후(최대 5년)안정적인 자립생활이 이루어질 때까지 상담·사후관리·자립에 필요한 자원 발굴도 연계해 지원한다. 

 

◆각 지자체 자립준비청년 지원안 발표…자립지원전담기관 개소 및 지원금 확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21년 발간한 연구보고서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를 위한 보호서비스 전달체계 개선 연구'(이상정 외, 이하 연구)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주요내용은 자립준비청년의 보호와 자립지원 서비스의 연속성 제고를 위해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중심으로 자립지원 체계 구축 ▲자립 지원전담기관을 17개 시도에 설치하여 전국 단위로 통합·관리·운영 ▲자립준비청년의 수요에 맞는 자립지원 전담 인력 공급 등이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행 자립준비청년 담당기관의 기능은 크게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로 나뉘어져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 아동권리과에서 제도 개선·운영지침마련·아동권리보장원 관리 감독을 맡고, 아동권리보장원은 보호대상아동의 자립역령강화 교육과 지원·연구·자립지원통합관리시스템 모니터링 및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다. 

 

각 지자체들은 담당 부서를 통해 전담기관 설치 및 예산·인력 등 운영지원을 중심으로 보호종료 후 사후관리 대상자 명단 확보· 자립정착금 운용 등을 맡는다.

 

이어 지자체 별 자립지원전담기관에서는 보호종료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 사후관리 실시·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통합서비스(맞춤형 사례관리)제공·자립지원총합관리시스템 관리 및 지역 자립지원 정보체계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경상북도는 지난해 자립지원 전담기관 신설과 자산형성 지원 사업 확대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게 공평한 삶의 출발기회를 보장하고 실질적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지원안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기준 1천517명의 아동이 보호 양육되고 있는 경상북도는 경북자립지원전담기관을 신규 개소해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의 자립준비청년 800여명에 대한 사후관리 및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를 전담 지원한다.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란 자립지원전문가가 주기적 상담을 통해 생활 실태를 점검하고 개인별 수요를 파악해 생활·주거·취업·진로·심리·건강 등 자립 전 분야에 대한 자립정보 제공과 자원 연계를 일컫는다.

 

도 관계자는 "보호체계마다 분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보호종료 사후관리를 통합하여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월 제주시도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수당과 정착금을 확대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시는 올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자립 수당 예산으로 총 7억6천만원을 책정해 1인당 월 3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수당을 올렸다.

 

초기 사회 정착을 위한 자립 정착금도 5백만원에서 1천5백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또한 아동복지시설에서 퇴소한 보호종료 아동에게 취업준비 기간 또는 일정 기간 숙소 및 자립을 지원하는 자립지원시설 입주연령은 24세까지이지만 대학 재학 등의 경우 24세를 초과하더라도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지난 5월 30일 전북도의회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울산시도 자립정착금을 기존 8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지자체 곳곳에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로 자립준비청년 지원…금융계도 지원

 

정부와 지자체에 이어 국내 기업들의 자립준비청년 지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이 지난 2013년부터 이어온 '희망디딤돌' 지원사업이다.

 

삼성에 따르면 '희망디딤돌'은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한 금액으로 시작됐다.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는 임직원 기부금 250억 원을 토대로 지난 2016년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2019년 회사 지원금 250억 원을 추가해 사업 지역을 확대했다.

 

지난 2022년 9월 삼성전자는 충청북도와 '삼성 희망디딤돌' 충북센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충북센터는 청주시 일대에 지상 5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이 최대 2년간 1인 1일로 거주할 수 있는 20개의 독립된 주거공간과 보호종료가 예정된 청소년이 시설 퇴소 후에 마주할 자립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체험실· 북카페 등의 시설로 구성된다. 

 

이어 이곳의 센터 담당자들은 청소년들과 1:1 집중 상담을 통해 맞춤형 지원 방안과 자립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해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다.

 

또한 에쓰오일은 한국아동복지협회와 함께 자립준비청년 취업지원사업 '굿잡드림'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에쓰오일은 '굿잡드림' 사업을 위해 아동복지협회에 1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졸업 4년이내 자립준비청년 등을 대상으로 ▲그룹별 취엽역량 강화 멘토링 ▲취업역량 강화캠프 ▲지원금 지급 등에 쓰이고 있다.

 

아울러 금융업계에서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7월 20일 보건복지부와 '자립준비청년 장학금·취업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IBK희망나래' 사업을 통해 연간 200명의 자립준비청년을 선발해 1인당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선발된 장학생에는 기업은행 취업 연계 전문 포털 'i-ONE JOB'을 활용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한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이 미래 설계에 필요한 장학금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경제교육을 함께 제공하고 선후배 자립준비청년 장학생 간의 자조 멘토링과 법률상담도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적금상품 지원과 경제·금융교육에 7억원을 후원한다. 

 

적금상품은 월 최대 15만원까지 청소년이 매달 납입하는 금액만큼을 신한은행이 추가로 적립해 최대 540만원을 지원해준다. 최고 5.85%의 금리도 제공한다. 

 

이어 신한금융은 총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한국아동복지협회와 함께 장학생으로 선발된 99명의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심리적 어려움 겪는 자립준비청년…경기도, 멘토-멘티 함께서기 사업 추진

 

학계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 중 거주와 취업 및 경제적인 부분외에 심리적인 부분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관련 연구에서도 자립준비청년의 자살 생각 경험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들의 50%가 한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적극적인 심리정서적 개입과 치료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경기도와 경기도자립지원기관은 지난 7월 24일부터 ‘2023년 자립준비청년 멘토-멘티 함께서기 사업’에 참여할 자립준비청년 300명과 이들의 멘토 5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사업 참여 대상은 만 15세 이상 보호종료 후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이다. 멘토는 일반 직장인부터 분야별 전문가까지 도민 중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이 있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이동연 경기도지사는 해당 사업의 1호 멘토가 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멘티(자립준비청년)가 멘토를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며, 성범죄 경력 및 아동학대 관련 범죄 경력 확인 등을 위해 개인정보 동의는 필수적이고, 온오프라인 멘토스쿨 교육 이수 과정을 거쳐야 활동할 수 있다.

 

멘토 활동은 ▲지지멘토(월 2회 이상 정기활동을 통한 정서적 지지 및 사회적 가족역할) ▲조력멘토(비정기적 전문지식 제공, 취업·진로 등 자문역할) ▲심리치유멘토(스트레스 해소 및 마음수련, 상담 등 심리지원) 등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 자립지원 전담기관 관계자는 "보통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하면 양육시설에서 퇴소한 청년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가정위탁되고 있는 케이스들이 더 많다"며 "그 청년들의 경우 시설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자립에 따른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이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부모 등에게 가정위탁 된 청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역으로 보호자가 되는 경우가 있어 그들이 겪는 심리적·경제적 압박이 보호종료후에도 가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도 내 자립준비청년이 1천800여명 수준이고 선생님 한명당 관리하는 청년들은 100명, 집중적으로 봐야 할 친구들은 매년 365명 정도"라며 "멘토프로그램 운영은 보호자같이 지원해 줄 수 있는 어른들을 연계하는것도 도음이 되겠다고 판단해 추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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