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약화되며 유통업계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며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 3조 클럽에 입성한 롯데칠성음료와 CJ프레시웨이의 행보가 눈에 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와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조2천247억원, 3조74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연매출 3조원은 지난 2011년 2조원 달성 이후 12년만의 성과이자 2001년 조 단위 매출 시대를 연 후 22년 만의 결실이다. CJ프레시웨이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한 것이다.
◆ 롯데칠성, 올해 매출 4조원 목표…올해 제품 다각화로 실적 확대
먼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매출 3조2천247억원, 영업이익 2천107억원, 당기순이익 1천31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5%, 27.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제품과 제로 소주인 '새로', 필리핀펩시 연결 편입 등이 매출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 2021년초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 제로슈거'를 출시하며 제로 탄산음료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탐스 제로', '핫식스 제로', '밀키스 제로' 등 제로 탄산음료 제품군을 연이어 확대했다.
특히 2022년 9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에 선보인 소주 '새로'의 돌풍도 매출 성과에 기여했다.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연매출 1천25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새로 효과로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약 4.1%p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3분기 말 경영권 취득을 통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필리핀펩시도 실적개선에 키여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펩시 지분 73.6%를 보유 중인데, 필리핀펩시는 필리핀 음료업계 2위 기업으로 연매출이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롯데칠성음료 연결재무제표에 필리핀펩시 매출 약 2천500억원이 적용됐고, 올해는 연간 실적이 온전히 반영돼 연매출 3조원 돌파 이후 1년 만에 4조원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매출액 4조원을 달성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이를 견인할 제품으로 맥주 '크러시(KRUSH)'가 떠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하고, 아이돌 '에스파(aespa)'의 리더 '카리나'를 모델로 선정했다. 크러시는 롯데칠성이 지난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출시 이후 3년 만에 내 놓은 맥주 신제품이다.
이 외에도 올해 매출확대 차원에서 브랜드 리뉴얼, 식물성 우유 확대 및 자회사 빅썸바이오와 시너지 제고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며 국내 종합 음료기업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대표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확대, 맥주 '크러시' 영업 및 마케팅 강화, 글로벌 시장 공략 등으로 매출 4조원을 달성하고 식품업계 리딩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CJ프레시웨이, 역대 최대 실적 갱신…올해 차별화 상품 개발 등 목표
CJ프레시웨이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993억원, 당기순이익 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1.4%, 14.4% 증가했다.
식자재 유통 고객 수 확대와 단체급식 사업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고, IT 인프라 확장 및 물류 효율화 등 미래 준비를 착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식자재 유통사업 매출은 2조2천858억원을 달성했다. 외식 식자재 부문에서는 꾸준한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 성장으로 1만7천여 곳의 외식 사업장에 식자재를 공급했다.
외식 브랜드 론칭을 위한 원스톱 컨설팅 서비스인 '외식 솔루션'의 진행 건수도 전년 대비 6배 증가하는 등 속도가 붙었다.
급식 식자재에서는 ▲아이누리(영유아) ▲튼튼스쿨(청소년) ▲헬씨누리(노년층) 자체 브랜드(PB)를 필두로 유치원, 학교, 노인복지시설 등 시장공략에 성공했다.
단체급식 사업 매출은 7천261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대형 고객사 수주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수익성도 개선했다.
구내식당 등 시설급식뿐 아니라 이동급식, 테이크아웃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확대한 점도 주효했다.
아울러 메뉴 차별화에도 힘썼다. 코끼리베이글 등 MZ세대 인기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센트럴키친(중앙 집중식 조리시설) 등에서 자체 개발한 메뉴들을 선보여 고객사 및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제조사업 매출은 623억원을 기록했다. 소스, 농축액, 시즈닝 등을 제조하는 자회사 '프레시플러스'를 비롯해 R&D센터, 센트럴키친 등 다양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소스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최근 로제와 마라 등 이색 소스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소스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CJ프레시웨이도 B2B 고객 맞춤형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고객 니즈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에 지난해 CJ프레시웨이의 소스 유통 매출은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관련 매출은 외식 사업장과 단체 급식 경로에서 각각 31%, 42%씩 늘었다.
연간 판매량은 2만6천 톤으로 하루 평균 71톤씩 팔렸다. 메뉴형 완제 소스, 프랜차이즈 전용 소스, 중식 소스(마라 소스, 굴 소스)의 판매 성과가 돋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호실적을 발판 삼아 올해도 고객 성공을 돕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플랫폼 연계 통한 초격차 역량 확보 ▲미래형 푸드서비스(단체급식) 산업 제시 ▲차별화 상품 개발 위한 제조사업 가속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식자재 오픈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협력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물류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또 다변화된 취식행태에 따라 사내카페, 테이크아웃 코너와 같은 다양한 푸드서비스 모델을 운영해 새로운 기회를 꾸준히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 자회사인 '프레시플러스'와 R&D 센터, 센트럴키친 등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차별화 상품을 개발해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밀 솔루션(Meal Solution)' 사업도 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