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에서 헬시 플레저까지"...新라이프스타일 '갓생' 부상

등록 2024.07.14 08:00:00 수정 2024.07.14 08:08:34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부지런하고 모범적인 삶, '갓생'…'갓(God)'+'인생(生)' 합성어
미라클 모닝·오운완·재테크·명상·공부 등 '자기개발' 관심 업
저칼로리·제로슈거·슬리포노믹스 등 '헬시플레저' 소비 증가
'오운완' 해시태그 '800만건'…부지런한 일상 공유·응원 확산
일각, '번아웃' 부작용 우려…"성장 과정, 여유롭게 대처해야"

 

【 청년일보 】 "직장인 A씨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나자마자 간단한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정신을 맑게 한 후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운동과 독서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렇듯 젊은층 사이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갓생'이 부상하고 있다.


갓생이란, '갓'(God)과 '인생(生)'을 합친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모범적인 삶을 뜻한다. 미라클 모닝, 오운완 챌린지 등 갓생을 위한 노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갓생' 살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라클 모닝'을 꼽을 수 있다. 미라클 모닝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명상, 독서, 운동, 공부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 것을 뜻한다. 일상을 시작하기 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매일 30분 운동하기, 매주 일기 쓰기, 영양제 챙겨 먹기 등 소소하지만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갓생'의 핵심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전국 만 20세~59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갓생'이라는 신조어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50.5%가 알고 있으며, 자기개발을 가장 우선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응답자는 42%에 달했다.


또한 '갓생'을 실천하기 위해 금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72.9%로 매우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에서 '갓생'의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이 79.5%로 가장 높았다.


이는 불과 몇년 전까지 순간을 후회없이 즐기는 '욜로'(You Only Live Once) 문화에서 벗어나,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갓생'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갓생'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로는 '자기개발'(41.6%), '재테크(37.3%)', '주기적인 운동(37.2%)', '건강한 식습관 유지(28.8%)' 등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의미의 '헬시 플레저'형 소비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저칼로리, 저당 다이어트 간식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표적인 저당 브랜드인 라라스윗의 저당 초코바는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천만개를 돌파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음료 시장에서도 제로 탄산 음료가 헬시 플레저 트렌드의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규모는 3천억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국내 편의점 판매 탄산음료 중 제로 음료의 비중도 지난 2021년 22.5%에서 지난해 41.3%로 늘었다.


제로 탄산 음료의 폭발적인 인기는 주류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슈거 소주 '새로'는 지난해 롯데칠성 소주부문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4천억원을 넘기는데 기여하며 제로 주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신체적인 건강 못지않게 정신 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면서 수면 관련 산업 '슬리포노믹스'가 등장했다.


슬리포노믹스는 'sleep(수면)'과 'economics(경제학)'의 합성어로, 숙면을 위한 보조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시장을 뜻한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천800억원이었던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규모는 2021년 3조원으로 10년간 6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오는 2026년에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DMC 리포트가 소셜미디어 이용 경험이 있는 2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본인들이 지향하는 삶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3명(34.5%)은 '충분한 쉼'과 '휴식이 주어진 삶'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편안한 잠자리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베개'에 투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 '꿀잠 베개' 등의 관련 상품들이 연이어 출시됐고, 안정을 돕는 '캔들 워머', '인센스 스틱' 등의 힐링 아이템도 수요가 급증했다.


또한, 인센스 스틱이 인기를 끌면서 '불멍', '물멍', '숲멍' 등에 이어 향을 보며 멍하게 머리를 비우는 '향멍'이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지난 2021년에 시작한 스타트업 로맨시브의 수면 음료 '코자아'가 자사몰에서만 하루 매출액 2천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렇듯 건강한 생활습관과 자신의 부지런한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 응원하는 이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젊은층이 자주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는 800만건을 넘었고, '미라클 모닝' 해시태그도 200만건을 넘어가면서 많은 이들이 갓생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또한, 일상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챌린지 어플 '챌린저스'는 '만보걷기', '미라클모닝', '건기식 먹기' 등 다양한 챌린지를 앱 사용자들과 함께 참여하고 성공하면 상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로, 지난달 기준 27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렇듯 장점만 가득할 것 같던 '갓생'에도 번아웃이라는 부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성실함이 미덕이 된 MZ세대 갓생 살기'에 따르면, 지나친 생산성 추구는 불안의 다른 모습일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매일의 삶을 기록하고 더 나은 습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성실한 삶의 태도다. 다만, 그런 노력이 지나치거나 노력이 생각처럼 이어지지 않을 때 자신을 가혹하게 비난하고 몰아붙인다면 이러한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매일 성장하지 않아도, 때론 계획했던 것을 전혀 이루지 못했더라도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조금씩 실패하고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어느 순간 크게 발전하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니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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