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통폐합 추진에"...SK증권 노사 갈등 '심화'

등록 2024.07.18 08:00:00 수정 2024.07.19 14:51:44
김두환/신한나 기자

SK증권, 2 연속 분기 당기순손실 속 신용평가 3사, 신용등급 '줄하향'
경영난 우려에 경영효율화 추진...10개 점포통폐합 '조직축소'
노조, 점포 통폐합에 '인력감축' 우려..."무능한 리테일전략 철회" 촉구
본사 임원진 집무실 앞 철야농성 속 이규동 노조 지부장 "단식투쟁"
SK증권, 실적악화에 신용도 추락 속 노사간 갈등 심화까지 "내우외환"
사측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대형화 추진...노조와의 협의에 노력할 것"

 

【 청년일보 】 SK증권이 2연속 분기 당기순손실이란 부진한 성적에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최근 사측이 추진 중인 점포 통폐합을 두고 노조가 구조조정으로 인식,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노사 간 갈등까지 심화되면서 그야말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은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10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노조는 인력 감축을 위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라며 반발, 심지어 노조위원장이 단식 투쟁에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1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증권 노사는 사측이 추진 중인 점포 통폐합 방안을 두고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으나, 양측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이규동 노조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SK증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면서 "이는 자본금 대비 지점 수 가 너무 많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SK증권 경영진들이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우려해 점포 통폐합 방안을 추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증권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10개 지점을 폐쇄하는 지점 통폐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증권이 지점 10곳을 정리해 점포 대형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중복되는 인원에 대한 감축 이야기도 있어 노사 간 갈등을 겪고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증권 노조 측은 점포 통폐합에 대해 노조와 합의 없이 추진한 것으로, 인력 감축을 위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한 관계자는 "최근 이규동 SK증권 노조지부장이 유튜브를 통해 신용평가사들이 지점수가 많다고 신용등급을 하향했다고 볼 수 없고, 이는 증권사 구조의 극히 적은 부분에 포함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부장은) 리테일 시장을 확대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대규모 점포폐쇄는 비상식적인 만큼 점포 폐쇄를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SK증권 노조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본사 사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경영진들의 집무실 앞 복도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노조의 강한 반발에 사측은 여타 증권사들과 같이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제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의 한 관계자는 "사측은 현재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경쟁력을 갖추고,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점 네트워크를 대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현 갈등 상황을) 잘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까지 2연속 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증권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39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은 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2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 연속 분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더해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하는 등 경영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증권의 3월말 기준 PF 익스포저는 2천962억원(우발채무·대출채권)으로, 이는 자기자본의 46.6%다. PF 익스포저 중 브리지론 비중은 47%,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은 76%에 달해 경영 실적에 적잖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SK증권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SK증권의 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 또한 'A2+'에서 'A2'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선순위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후순위사채의 경우는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단기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들은 SK증권의 부동산 PF 충당금 확대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한편 고정비용 부담이 높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하향 조정될 경우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하는 데 있어 금리 부담이 커지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증권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평사들도 신용등급을 하항 조정하면서 경영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듯 하다"면서 "게다가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추진한 점포 통폐합 방안에 노조가 극심하게 반발하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영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다보니 향후 경영실적 부진에 노조와의 갈등 문제까지 겹치면서 상당기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유지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 신한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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