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공공배달앱'…3년간 전국 10여곳 운영 종료

등록 2024.07.26 09:11:35 수정 2024.07.26 09:11:35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민간 배달 앱에 밀려…'돈 먹는 하마'로 전락

 

【 청년일보 】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도입했던 공공 배달 앱들이 경쟁력 확보에 실패하며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민간 대형 배달 앱에 밀리고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26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1년여 사이 서비스 종료 또는 종료 예정인 공공 배달 앱은 10곳이 넘는다. 전남 여수의 씽씽여수, 경남 거제의 배달올거제, 충남의 소문난샵 등은 이용객을 확보하지 못해 일찍이 사업을 접었다. 전북 남원시는 공공 배달 앱 '월매요' 운영을 다음 달 1일부터 종료하기로 했다. 가맹점 100여 곳에 하루 평균 이용자가 500명 안팎에 이르렀으나 최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도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의 동백통은 지난 4월 서비스를 마무리했고, 대전의 휘파람은 1년여 전에 일찌감치 운영을 중단했다. 동백통은 1년 만에 누적 매출액 42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실거래 매장이 1천800개에 불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휘파람은 2년간 주문 건수가 가맹점 1곳당 평균 48건에 그치며 이용 불편 민원까지 잇따라 운영업체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경기도는 TF를 구성해 공공 배달 앱 '배달특급'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2021년 월간 최대 60만명을 넘던 이용자 수가 이듬해 26만명대로 급감하며 경쟁력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2020년 공공 배달 앱을 처음 도입한 전북 군산시는 연간 주문 건수가 36만건에서 지난해 19만건으로 반토막 나면서 운영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자치단체들이 무리한 사업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부산의 동백통은 44억원이 투입돼 구축됐고, 매년 운영비로 10억원가량이 소요됐다.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연간 60억∼120억원의 손해를 냈다는 주장이 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충분한 준비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우려는 초기부터 있었다. 앱 구축과 유지, 관리, 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며 민간 업체들이 이미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일각에서는 민간 배달 앱들의 횡포가 심각한 만큼 폐지보다는 보완을 통해 연착륙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치단체들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시작한 공공 배달 앱 사업이 결국 예산 낭비로 끝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착륙 방안을 모색하며 기존 민간 배달 앱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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