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차기 보험연수원장에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이 낙점,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험연수원장 자리는 지난 2018년 12월 정희수 원장이 선임된 이래 현 민병두 원장 등 3선 국회의원 출신들이 3대째 연이어 꿰차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보험연수원장 자리가 이른바 '정피아'들의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 자리로 전락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정피아란, 정권과 정계를 의미하는 ‘정치’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정치인 출신들의 낙하산 인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5일 정치권 및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오는 6일 원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원추위)를 열고 민병두 현 원장의 후임에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을 단독 후보로 추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추위는 이봉주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이사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 3개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3개사 등 총 6개 보험사 대표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정치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민병두 현 보험연수원장 후임에 부산 연고 국회의원이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사그러들지 않았다"면서 "상당수의 전직 국회의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으나 최종적으로 하태경 전 국회의원이 낙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연수원이 원추위의 후보 추천 형식만 빌렸을 뿐 사실상 하 전 의원을 내정했다는 게 정설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지난 1월 말 민병두 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으나, 4월 총선 등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 후임 원장 인선작업을 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4월 총선이 끝난 후 선거에게 낙선한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보은 인사'를 두고 일정 부분 교감이 이뤄지면서 그 동안 답보상태였던 임기만료 된 기관장들의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산하 기관인 코스콤의 경우 지난해 12월 홍우선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약 7개월 동안 후임 인선 작업이 답보상태를 이어오다가, 최근에 후임 인선을 위한 공모를 개시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차기 대표이사에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지난 4월 임기가 만료 된 서태종 금융연수원장의 후임에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 및 중소금융담당 부원장이 내정되는 등 금융권내 임기 만료 된 기관장들의 후임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한 임원은 "차기 보험연수원장에 당초 윤창현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윤 전 의원이 코스콤의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면서 "이후 또 다른 정치인 출신들이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면서 전혀 예상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차기 보험연수원장이 유력시되고 있는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831/art_17226774323596_a040e3.jpg)
하지만 최근 보험연수원이 임시이사회 및 원추위 소집 등 후임 원장 일정을 확정하면서 후임 원장 후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즉 그동안 보험연수원장 차기 후보군에 김희곤 전 국민의힘 의원 및 김영주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상당수 정치인 출신들이 거론됐으나, 원추위 소집 일정이 확정되면서 하태경 국민의힘 전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하며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정치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한 여당 소속 의원들의 보은식 인사가 이달 중 상당히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하 전 의원의 경우 보험연수원장으로 낙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원추위 소집이 됐다는 것은 지명한 인물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 전 의원이 단독 후보로 추천될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그동안의 지역구였던 부산(해운대구갑)을 포기하고 험지 출마를 선언, 서울 중·성동을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내부 경선을 통해 이혜훈 전 의원과 함께 결선까지 올랐으나,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점(5%)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 전 의원에게 패배해 공천 받는데 실패했다.
업계 한 임원은 "윤창현 전 의원의 인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부산 지역구 출신의 여당 의원이 차기 보험연수원장에 유력시 된다는 이야기가 끝임없이 제기돼 왔다"면서 "유력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보안이 심해 여럿 국회의원들에 대한 하마평만 쏟아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하태경 전 의원이 낙점된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보험연수원장은 정희수 원장부터 민병두 원장에 이어 하 전 의원까지 3선 국회의원 출신들이 줄곧 자리를 차지하게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보험연수원장 자리가 결국 정피아의 '전유물(?)이 된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업계 한 임원은 "보험연수원은 보험종사자들의 전반적인 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원장은 보험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 그리고 전문성이 요구시되는 자리"라며 "과거 정희수 원장 선임에 이어 민병두 원장이 잇따라 선임되면서 정치인들의 자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되는 점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란 점을 앞세워 감독기관인 금융위와 금감원 고위 인사들을 세미나에 초빙해 경영에 바쁜 보험사 대표이사들을 소집하고, 세미나 비용을 갹출하게 하는 등 불필요한 요구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 동안의 (정치인 출신 원장들의) 행적을 감안하면 비 전문가들인 이들이 3년 쉬다가 가는 자리로 인식할 뿐 기관 발전에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정치인 출신들이 기관장으로 취임한 후 기관 본연의 업무에 얼마나 집중할지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라며 "일례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에 선임된 김용태 회장 역시 3선 출신의 국회의원으로, 임기 중인 지난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는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선거운동에 나서는 다소 황당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하태경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임원은 "하 전 의원은 개인의 사리사욕보다는 대의 명분을 중요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매사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는 스타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보험업계의 각종 현안을 두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