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VX, 사모펀드 매각 반대…희망퇴직 압박·고용불안 해소하라"

등록 2024.09.09 20:08:59 수정 2024.09.09 20:08:59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카카오 노조, 9일 서울 강남구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서 항의 피켓팅 진행
"자산 및 현금 보유 여력 충분…급격한 구조조정, 매각 위한 사전 논의" 의심

 

【 청년일보 】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카카오 노조)는 9일 카카오VX의 사모펀드 매각에 반대하며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항의 피켓팅을 진행했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스크린 골프 및 골프장 예약 서비스 등 골프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VX가 회사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 매각을 위해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각 추진을 중단하고 고용 불안을 해소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 구조조정 압박…100명 희망퇴직 권고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VX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매출이 급성장하고 기업 가치가 상승했으나, 이후 골프 산업의 침체로 일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이미 약 100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상황이 그때보다 더 악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일부 사업 부서를 아예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해당 부서에 속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며 "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에게는 대기 발령을 내리고, 급여를 70%만 지급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VX의 골프용품과 헬스케어 플랫폼 부서 약 100명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사측은 이들에게 9월 말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자택 대기발령과 급여 삭감을 예고한 상태다.

 

 

◆ 사모펀드 매각과의 연관성 의심


노조는 이번 구조조정이 카카오VX의 매각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VX의 구조조정이 매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 뮤렉스 파트너스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며 "뮤렉스와의 교감 없이는 이렇게 급작스럽고 강압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 계열사들의 2대, 3대 주주로 사모펀드가 참여하고 있는 것이 최근 카카오의 여러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이로 인해 기업이 단일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졌고,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노사 간 협의 지연…노조의 대응 계획


카카오 노조는 사측이 이번 구조조정을 9월 말까지 마무리하려고 서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 지회장은 "일반적으로 희망퇴직 절차는 최소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주어지지만, 이번엔 단 3주 안에 모든 절차를 마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 중단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지회장은 "노조는 공문을 통해 대기 발령 및 급여 삭감 발표 철회를 요구하고 노사 간 논의 재개를 요청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한 단체협약 협상도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사측이 단체협약 진행을 의도적으로 미루는 것이 매각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을 공문을 발송했으며, 이달 1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1차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조정이 결렬될 경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뒤 단체 행동을 시작할 계획이며, 시점은 이달 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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