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소비자는 '한숨' 상인은 '울상'...추석 앞둔 전통 시장 "물가 비상"

등록 2024.09.11 08:00:00 수정 2024.09.11 08:00:09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고객 "물가 많이 올라 장보기 무섭다"
상인 "고물가로 손님 많이 줄어 타격"

 

【 청년일보 】 "차라리 추석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 8일 오전 서울시 강서구 까치산 시장을 찾은 50대 여성 A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날 주말 점심 시간 이전이었지만, 시장은 꽤나 한적했다.


A씨는 추석을 앞두기도 했고 주말을 맞아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시장에 올때마다 물가가 많이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고 토로했다.


A씨는 "까치산 시장이 다른 시장 보다 저렴한 편이긴 한데, 어디서 보니 무 하나가 4천원을 하더라"며 "물가가 너무 올라서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시장은 바쁘게 돌아갔다. 고소한 전 굽는 냄새가 가득했고 싱싱한 수산물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이날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물건 가격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젓기도 했다.


추석 장을 보러 왔다는 30대 여성 B씨는 "요즘 하도 물가가 올라서 가격이 비싼데도, 좀 둔감해진 편이 있다"며 "좋아하는 과일이나 채소는 줄여서 산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부담도 많이 늘었고 마냥 명절을 못 즐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시장을 둘러보니 가지 하나 2천원, 오이 2개 3천원, 황도 5~6개 1만2천원, 고등어 자반 1손 7천원 등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실제로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온으로 7월 기준 농산물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56(2020년=100)으로 6월(119.23)보다 0.3% 높았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1.5%)과 수산물(2.2%)을 포함해 농림수산물이 1.6% 올랐다. 세부품목별로는 ▲상추(171.4%) ▲오이(98.8%) ▲닭고기(3.8%) ▲우럭(8.0%) ▲넙치(3.6%) 등이 올랐다. 

 

 

물가가 오른 가운데, 추석 제수 평균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오른 것도 부담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추석 3주 전 제사용품 구매에 드는 비용이 4인 기준 평균 32만8천9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금치(400g)가 1만2천469원에서 1만6천338원으로 31.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밤(17.9%↑), 돼지고기(12.6%↑), 햇배(11.9%↑)도 상승했다.


소상공인 역시 고심이 가득했다. 까치산 시장에서 10여년째 장사를 했다는 C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손님도 많이 줄어 상인들도 힘들다"며 "올해 여름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물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시장을 한바퀴 둘러보니 '물가가 상승해 카드는 어렵다'는 글도 종종 보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둔화하며 안정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확대됐는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표 물가의 경우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는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서민 부담이 늘고 있어 실질적인 체감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