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누진제, 현실 맞는 개편 필요…평균 가정도 최고 구간 진입"

등록 2024.09.17 09:21:12 수정 2024.09.17 09:21:12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전기 사용량 급증에도 누진요금 기준은 7년간 그대로…정치권, 조정 논의 시동

 

【 청년일보 】 최근 무더운 여름철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반 가정의 전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은 7년째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평균 가정조차 최고 요금이 적용되는 구간에 속하게 되면서, 현실을 반영해 누진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현재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 제도는 지난 2016년 대대적인 개편을 거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6단계로 나누어져 있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단순화하고, 가장 낮은 구간과 가장 높은 구간 요금의 차이를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은 일정 부분 완화됐다.


또한 2018년에는 여름철인 7∼8월에 한해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조치를 도입해, 냉방비 부담을 한층 더 줄였다. 그러나 이후 7년 동안 전기요금 누진제의 기본 구조는 유지되어 왔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요금 체계는 300kWh 이하 사용 시 1kWh당 120원, 300kWh 초과 450kWh 이하 구간에서는 214.6원, 450kWh 초과 시에는 307.3원이 적용된다.


문제는 최근 전자제품 사용의 확산과 경제력 향상으로 일반 가정의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과거에 '과소비'로 여겨지던 300kWh와 450kWh 구간을 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4인 가구의 7∼8월 월 평균 전기 사용량은 427kWh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이 수치가 500kWh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평균 가정이 누진제 최고 요금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는 의미다.


올해 8월 한국전력의 통계에 따르면 가구당 전기 사용량은 2020년 대비 31%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할 때, 많은 가정이 450kWh를 넘어서는 전기 사용량을 기록하며 최고 요금을 부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누진제의 구간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여름철 폭염으로 정부가 7∼8월 하계 특별요금 구간을 적용 중이고 취약계층 전기료 등으로 약 7천억원을 지원 중이긴 하지만,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누진 요금제가 정책 의도와 달리 이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작다는 학계의 분석도 있다.


전남대 배정환 교수 연구팀은 한전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효과와 동적 요금제 도입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2016년) 누진제 완화와 (2018년) 누진 구간 확대로 냉방용 수요는 어느 정도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누진제 완화에도 큰 수요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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