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업재해 인정 사건이 최근 5년새 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재 인정(승인) 건수는 지난 2019년 20건에서 2020년 72건, 2021년 131건, 2022년 138건, 지난해 185건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 1∼8월에도 129건이 승인됐다.
지난 2019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 된 산재 승인 사례는 모두 675건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질환 등에 대해 산재를 신청한 근로자들은 꾸준히 늘어 지난 2019년 25건, 2020년 104건, 2021년 173건, 2022년 210건, 지난해 262건, 올해 1∼8월 207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승인율은 매년 60∼80% 수준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재해는 주로 우울증, 적응 장애, 불안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이다.
피해 근로자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괴롭힘도 있다. 지난 2019년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산재 신청은 29건이 접수됐고, 이 중 16건이 산재로 인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5년여간 최소 16명의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한편 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지난 2019년 2천130건에서 지난해 1만1천38건, 올해 1∼8월 7천720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사용자나 사용자의 가족이 괴롭힘 가해자인 사건도 상당수다.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10월 사용자와 사용자의 4촌 이내 친족인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를 괴롭히면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한 근로기준법 조항이 신설된 후 약 3년간 이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476건, 피해 노동자는 527명이다.
사용자 괴롭힘 유형은 폭언이 322건(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 인사 조치 128건, 험담 및 따돌림 46건, 사적 용무 지시 41건, 업무 미부여 32건 등이었다.
이처럼 사용자가 괴롭힘의 가해자일 때엔 사업장 내에서 '셀프 조사'가 이뤄지는 탓에 조사과정에서 피해 노동자의 고통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 의원은 "사용자에 의한 괴롭힘의 경우 가해자가 셀프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조사 주체에서 사용자를 배제해야 한다"며 "사용자의 셀프 조사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1월 중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