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법원이 국내 보일러 라이벌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의 '콘덴싱 보일러 열교환기' 특허 소송 판결에서 약 11개월만에 경동나비엔의 손을 들어줬다.

4일 보일러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귀뚜라미의 자사 콘덴싱 보일러의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일 일부 인용됐다.

앞서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12월 법원에 '귀뚜라미가 자사 열교환기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며 특허권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구체적으로 경동나비엔은 귀뚜라미가 2021년 8월 출시한 ‘거꾸로 에코 콘덴싱’에 들어간 열교환기를 문제삼았다. 열교환기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해 난방수를 데우는 역할을 하는 보일러 핵심 부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콘덴싱 보일러의 핵심은 ‘열효율’로. 열 배관 설계, 모양, 구성요소의 차이 등에 따라 열효율이 달라진다.

앞서 경동나비엔은 2018년 최적의 열효율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열교환기를 개발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기술을 귀뚜라미가 베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귀뚜라미는 자사 열교환기 구조 등은 경동나비엔의 제품과 다르고, 그동안 귀뚜라미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미 귀뚜라미는 관련 열교환기 기술 일부를 2013년 국책사업으로 자체 개발했고, 이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보일러 열교환기 구조 관련 기술이 '독창성'을 지녔다고 판단, 결국 경동나비엔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추후 귀뚜라미는 해당 열교환기가 탑재된 ‘거꾸로 에코 콘덴싱’ 제품 생산·판매가 금지된다. 이미 판매된 제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원의 가처분 판결 이후 본안 소송이 이어지면, 특허권을 침해당한 제품을 폐기하고 판매가 이뤄진 부분에 대한 경동나비엔의 손해배상 청구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판결문을 송달받지 못한 상태"라며 "손해배상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