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1%로 전망하며,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경제 성장률을 각각 1.9%, 2.2%로 예측하며,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올해보다 2.2% 증가한 7천2억달러로, 사상 처음 7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됐다.
13대 주력 산업 중 반도체는 소비심리 개선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등에 따라 8.5%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정보통신기기(8.4%), 철강(5.0%), 바이오헬스(4.9%) 등도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정유(-7.5%), 이차전지(-6.7%), 자동차(-2.7%), 섬유(-1.9%) 등 수출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특히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10∼20%)가 실제로 부과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약 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여파로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도 약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입은 올해(-0.7%) 감소에서 2.1%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국내 민간 소비는 금리 인하, 실질소득 증대, 물가 안정 등의 소비 여건 개선으로 올해(1.3%)보다 높은 1.9% 증가를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 투자도 글로벌 IT 경기 호조 등 영향으로 올해(1.2%)보다 증가세가 확대된 2.9%로 추정했다.
건설투자는 금리 하락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선행지표 영향으로 올해(-1.8%)에 이어 내년에도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 보호무역 강화 등이 경제 성장의 주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내년도 확실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부침이 많았던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트럼프 행정부 2기 시작 등 다가오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도 존재하지만, 우리 산업의 저력과 잠재력을 믿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한국 경제가 든든한 산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