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긴박함의 연속 그리고 생사 좌우”…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현실판, 권역외상센터의 '고군분투'

등록 2025.02.11 09:30:00 수정 2025.02.11 09:30:06
김민준 기자 kmj6339@youthdaily.co.kr

지난 9일 경기도 양주서 경부 자상 환자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
긴박한 상황에서 신속한 수술 채비..."띠잉~띠잉" 요란한 경고음 속 외상센터 의료진 '진땀'
촉각을 다투며 생사를 가를 숨막히는 시간들...출혈 심하고 골든타임 놓친 탓에 '소생 불가'
집도의 조항주 교수 “외상시스템 더욱 발전시켜 안타까운 일 줄일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

 

【 청년일보 】 “조금만 더 빨리 오거나 심장이 멈추지만 않았다면 살릴 수 있었을텐데...”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지만, 일말의 기적을 꿈꾸며 환자를 살리고자 고군분투했던 권역외상센터의 한 의사가 끝내 환자의 사망 선고를 내리면서 힘들게 내뱉은 한 마디였다.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9일 경기도 양주에서부터 커다란 사이렌을 울리면서 다급히 찾아온 구급차를 맞이했다.

 

칼에 찔린 외상환자를 싣고 양주에서 달려온 구급차였다. 구급차에서 내려져 소생실로 들려온 환자의 상태는 이미 심장은 정지돼 있었다. 긴박한 상황에서 맞이한 기자 역시 환자의 상태가 심상치 않은 상태임을 알수 있었다.

 

 

의료진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외상센터의 소생실에 입실된 환자는 119구급대의 들것에서 수술실 침대로 옮겨지자마자 심폐소생술(CPR)이 이뤄지며 멈춘 심장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소생실은 외상센터에서 응급실과 수술실의 역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장소다.

 

기관 삽관과 동시에 환자의 옷을 절제하고 응급 개흉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수술 장비와 수혈 및 약물을 투여할 주사 등을 빠르게 연결하는 등 수술 채비가 이뤄졌다.

 

응급 개흉술은 흉부 자상의 경우 심장이 멎고 15분 이내에 시행될 경우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119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서 살핀 환자의 상태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한편, 심폐소생술 보조 등 의료진을 도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온 지 불과 2분도 채 되지 않아 본격적인 수술이 시작됐다.

 

고요한 수술실의 분위기 속에서 혼자 크게 "띠잉~ 띠잉~" 하며 소리를 내는 장비음은 환자의 심각하고 급박한 상황임을 전하고 있었다.

 

권역외상센터에서 일어나는 일을 참관하기 위해 와 있던 의대생들은 최대한 환자 수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외상외과 의사가 된다면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를 체득하고 있었다.

 

 

환자의 가슴을 열어서 긴장성 기흉과 심낭압전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개흉 심장 마사지를 약 25분 동안 진행됐다. 의료진은 수술시간 동안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여러 의료진이 환자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심장을 마사지 했다.

 

경부의 자상에서도 출혈이 있어 지혈술을 시행하고, 수혈을 통해 환자의 피를 보충하는 등 교수의 전문적인 지시 하에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진의 노력에도 환자의 심장은 다시 뛰지 못했다.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출혈이 심했고, 심정지 상태가 오래 이어졌다. 결정적으로 주요 혈관과 신경이 끊어져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수술실을 나오면서 땀이 범벅인 채 연신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항주 교수는 “최선을 다해서 살리고 싶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환자가 신속히 외상센터로 이송돼 조금만 출혈이 적었더라면 살릴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환자가 외상센터로 바로 이송된 탓에 단순 심폐소생술이 아닌 근본적인 수술까지 시행을 할 수 있었다”며 “향후 외상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안타까운 사망을 더욱 낮추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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