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3664494492_55dbd8.jpg)
【 청년일보 】 전세계적으로 유제품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국내 유제품 자급율이 낮은 가운데 높은 환율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식품사들이 원료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빵, 음료, 과자 등 우유가 들어가는 품목이 많아 원유(原乳) 가격 상승이 식품 가격 인상을 이끄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유제품 가격 지수는 148.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149.2)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번 가격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했다.
앞서 유제품 가격 지수는 2023년 9월 112.0까지 하락했다 수요가 늘어나며 지난해 8월부터 반등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달 148.7까지 오른 것이다. 지난달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23.2%, 전월 대비 4.0% 각각 높아졌다.
지난달의 경우 낙농 선진국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기후 변화 여파로 우유 생산이 줄어들며 전체 유제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의 경우 유제품 자급률이 44%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치즈와 크림 등 주요 유제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수입 유제품의 경우 원제조사의 요청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45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유제품 수입 단가 부담도 더 커졌다.
통상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우유가 포함된 음료,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 가격도 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문제는 다른 원자재값, 물류비 등 비용 인상분을 반영해 이미 식음료업계에서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던킨은 지난달 각각 빵과 도넛 가격을 올렸고, 삼립도 포켓몬빵 등을 인상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이달 빵과 케이크 가격을 인상했다. 이외 최근 오뚜기, 농심,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빙그레 등도 제품 가격을 변동했다.
커피업계 역시 원자재값 인상으로 스타벅스와 할리스, 폴바셋이 지난 1월 커피 가격을 올렸고 파스쿠찌와 컴포즈커피도 지난달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유제품 가격 인상에 식음료업계가 또 다시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가 들어가는 빵, 음료 등의 제조사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유제품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바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미 다른 부대 비용들이 다 올랐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앞서 원두나 카카오 등 몇몇 원자재 값이 급등하며 업계에서 주시한 적이 있어 이번 유제품 가격 상승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통상 원자재값 등의 추이를 보다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단계에 진입하면 가격 인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 바로 줄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제품의 원료비 상승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부자재의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라, 비단 유업계만의 위기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원재료 비용 상승, 미국·유럽산 우유 무관세 수입 등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