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잦은 고장'에 '뒷짐' 진 귀뚜라미 보일러…창원 유니시티 입주민들 "집단반발" 갈등

등록 2025.04.14 08:30:00 수정 2025.04.14 09:10:56
선호균 / 조성현 기자

경남 창원 유니시티 아파트 입주민들, 잦은 보일러 고장에 '피해 호소' 봇물
잦은 고장에 입주자대표회의 전수조사 실시…세대 절반 이상이 '고장' 경험
잇따른 고장에 제조사인 귀뚜라미 보일러측에 '현장 점검' 요청 등 공문 발송
귀뚜라미 보일러, AS기간 종료…"유상수리 및 교체" 원론적 답변만 '갈등확산'
입주민들, 다세대 잇딴 잦은 고장에 무성의한 고객 대응 '성토' 등 불신 고조
입주자대표회의, 2019년 입주 초기부터 고장 발생 등 제품 자체 불량 '의구심'
권민수 회장 "더 이상 모르쇠로 대응 일관 시 소비자원에 집단 민원 제기" 불사

 

【 청년일보 】 아파트 입주 시 시공되는 주요 시설 중 하나인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수년간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보일러 제조업체 측은 반복된 고장에 따른 입주민들의 성토에도 불구 3년의 무상품질보증기간이 종료됐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입주민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이들 입주민들은 보일러 측의 무성의한 대응에 입주 초기부터 다수의 세대에서 보일러가 빈번하게 고장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 한국소비지원에 집단 민원을 검토하는 등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4일 청년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상남도 창원시 소재의 프리미엄 아파트 '창원 중동 유니시티'에서 보일러 제품의 품질 하자 문제와 보일러 제조사인 귀뚜라미 보일러 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입주민들과 적잖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입주민들은 아파트 입주 후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지속적인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수차례의 AS를 받았지만 보일러의 상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다수 세대의 잦은 보일러 고장에 입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지자, 입주자대표회의는 보일러 제조사인 귀뚜라미 보일러 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공문을 발송, 잦은 고장에 대한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품질 하자에 책임은 외면한 채 3년간의 무상보증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대응하고 있어 집단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은 수년간 잦은 고장으로 인한 피해 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 고장 발생에 대한 우려에 잦은 고장에 대한 근본 원인을 규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유상 서비스를 받거나 보일러를 교체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 1·2단지 내 보일러 잦은 고장 '민원' 잇따라…입주자대표회의, 보일러 불량 민원 급증에 '전수조사' 실시 

 

창원 중동 유니시티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023년 겨울 아파트 1·2단지에서 보일러 불량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민원이 급증하자 지난해 1월(4~9일)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1천792세대 중 1천112세대(약 62.1%)가 보일러 고장 여부에 대해 응답했으며 이중 ▲'보일러 96에러 발생 사례가 있다' 344표(30.9%) ▲'보일러 기타에러 발생 사례가 있다' 227표(20.4%) 등의 답변을 받았다. 즉 응답 세대의 절반 이상이 보일러 에러 발생을 경험한 셈이다.

 

보일러 고장의 주된 원인인 '96에러'는 보일러 내 난방수의 온도가 특정 고온에 도달하면 안전을 위해 96에러를 실내온도조절기에 표시하고 보일러의 가동을 멈추게 하는 안전을 위한 차단 기능이다.

 

시공사가 설치한 제품은 귀뚜라미 단일 제조사의 '귀뚜라미 AST 콘덴싱-22H 가스보일러'로, 순간식 콘덴싱 보일러다. 이 보일러는 4번 타는 관류보일러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안전 기술로 평가받았던 '가스누출탐지기', '지진감지기' 등이 탑재돼 있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제품 출시 당시 보일러 핵심인 1차 열교환기가 고급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져 내구성이 우수하고 연소한 열을 한 번 더 흡수할 수 있는 2차 열교환기를 추가해 에너지 소비효율을 1등급까지 실현했다고 광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입주민들은 입주 초기인 첫 겨울부터 보일러 고장을 경험했고,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에러 관련 원인 파악과 조치를 요구해오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절반 이상의 세대가 보일러의 잦은 에러 발생으로 불편을 야기하고, 비용이 발생하는 등 입주민들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조사 결과 내용을 담은 공문을 귀뚜라미 보일러 측에 세차례(2024년 1월31일, 3월 19일, 5월 20일)에 걸쳐 발송했다. 

 

권민수 창원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2023년 겨울, 입주한 지 4년 6개여월 만에 다수의 보일러 이상 민원을 접수하고 문제 파악을 위해 전수 조사를 해보자고 결심했다"며 "1단지에서 보일러 문제를 겪은 입주민들 비중이 상당히 높았고, 2단지 역시 1단지와 비슷한 수준의 문제 경험 비중을 확인해 1·2단지 중심으로 귀뚜라미 보일러에 대응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 입주자대표회의, 잦은 고장에 현장 점검 등 "원인 규명" 요청…귀뚜라미 측 "AS기간 만료" 갈등확산 


하지만 보일러 제조업체인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무상보증기간(3년)이 종료됐다는 입장으로 일관, 유상 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즉 무상보증기간인 3년간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보일러 고장 등에 대해 그동안 무상서비스를 충실히 이행해 온 만큼 이후의 고장은 자체적으로 수리비용을 들여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공문을 통해  보일러에서 에러가 발생한다고 해서 고장이라 볼 수 없고, 보일러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뚜라미 보일러 CS팀은 공문을 통해 "보일러에서 96에러가 발생하는 기본적인 원인은 각 방 등에 연결된 바닥면 난방배관의 난방수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며 난방 바닥면에 난방수 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이유는 보일러 순환펌프에 고장이 발생해 난방수 순환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닥면 배관 내부에 공기가 찼을 경우 또는 아파트에 설치된 타사의 구동기, 구동밸브, 밸브제어기에 고장 등 문제가 발생해 난방밸브가 닫혀 있거나 제 때 밸브가 열리지 않아 난방수 순환이 되지 않음으로 인해 96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난방 바닥면 배관 내 에어가 차거나 구동기 고장 등 보일러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난방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보일러 순환펌프에 과부하가 발생해 순환펌프의 고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보일러의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를 교체하게 되면 40만원대의 수리비가, 새 보일러 교체할 경우에는 70여만원 가량의 금전적 부담이 야기된다는 점에서 갑갑한 상황이다. 귀뚜라미 보일러의 무상보증기간은 3년으로 지난 2022년에 만료된 상태로,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비를 지급하고 임시방편으로 보일러를 고쳐 사용해오고 있는 점도 불안한 상태다. 

 

 

◆ 귀뚜라미 보일러 측 "모르쇠" 일관에…입주민들, 제품불량 의구심 등 한국소비자원에 '집단 민원' 검토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들의 피해 사례를 취합하고, 의견을 모아 잦은 보일러 고장에 대한 문제에 대한 원인 규명 등 제조사인 귀뚜라미 보일러 측을 상대로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더욱이 이들 입주민들은 지난 2022년부터 보일러 관련 고장이 꾸준히 발생해 왔다는 점에서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만큼 해당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아파트 입주 초기 첫 겨울부터 보일러가 에러를 일으키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즉 귀뚜라미 보일러의 잦은 고장 발생이 제품 결함이나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것이란 게 입주민들의 중론인 셈이다.

 

또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보일러 제조사 측인 귀뚜라미 보일러의 소비자 대응 방식이 무책임하게 이뤄지면서 불신이 고조, 사측의 도의적 책임까지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마저 내놓고 있다.

 

권민수 회장은 "특히 지난 2019년에 입주한 아파트인데 너무 많은 세대에서 동일한 현상으로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입주 초기인 2019년 겨울부터 에러가 발생했다는 입주민들의 증언도 있어 애초부터 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자사가 판매한 제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현장 점검 등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원인을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제조사 측의) 안일하고, 미온적인 태도에 자사 제품은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도 함께 추락하게 될 것"고 힐난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불편 사례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한 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할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 회장은 "보일러의 잦은 고장으로 인한 입주민들의 다수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만큼 제조사 측은 귀뚜라미 측에 현장점검 등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이를 제조사 측이 외면할 경우 아파트 4개 단지 입주민 일동의 명의로 한국소비자원에 집단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창원 중동 유니시티는 총 6천100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1단지 13개동 1천803세대 ▲2단지 7개동 1천64세대 ▲3단지 10개동 1천465세대 ▲4단지 12개동 1천768세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2019년 6월에 1·2단지에, 같은 해 12월에 3·4단지에 입주했다. 세대별 면적은 83~186㎡까지 다양하다. 당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된 신축 공사를 맡은 시공사는 ▲태영건설 ▲대저건설 ▲포스코ICT ▲청호건설 ▲반도건설 ▲우람종합건설 등이다. 

 


【 청년일보=선호균 / 조성현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