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월드 푸드테크 엑스포'에서 한 관람객이 스마트팜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565194055_9ad406.jpg)
【 청년일보 】 전세계 스마트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도 첨단 농업 기술을 앞세워 연구개발 강화 나서고 있다.
기후 변화와 노동력 부족 등 농업 전반의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는 스마트팜은 정부 정책과도 맞물려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2021년 160억달러에서 2026년 3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4.2%에 달한다.
스마트팜은 스마트농업의 한 분야로, 온실·비닐하우스 등 원예 및 축산 분야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시장규모는 2021년 2억4천만달러에서 올해 4억9천만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6%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급증하는 인구와 이상 기후로 인해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반면, 국내는 농촌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스마트팜이 지속가능한 농업 모델로 각광받고 있으며, 정부도 노지 스마트팜 확대 등 디지털 농업 전환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 농심, 중동 시장 공략 위한 거점 마련
국내 식품사 중 스마트팜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농심이다. 농심은 1995년 강원도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품종 개발과 종서 보급을 통해 스마트팜 기반을 다져왔다.
2022년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하며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고, 2023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정부와 각각 스마트팜 수출 관련 MOU를 체결했다.
![농심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립농업연구센터 내에서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과 알 무샤이티 사우디 물환경농업부 차관 참석 하에 K-스마트팜 중동 수출 거점 조성을 위한 시범온실 착공식을 진행했다. [사진=농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5651931261_ad828f.jpg)
이어 지난 21일(현지시각) 사우디 리야드 국립농업연구센터 내에서 K-스마트팜 수출 거점 조성을 위한 시범온실 착공식을 진행했다.
농심은 해당 온실을 올해 12월까지 약 2천㎡ 규모로 완공하고, 수직농장과 유리온실 두 모델을 통해 각각 엽채류(프릴드아이스·케일)와 과채류(방울토마토·오이·파프리카 등)를 재배할 예정이다.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단맛이 강조된 품종 중심으로 운영되며, 수확물은 현지 유통망과 까르푸, 루루 하이퍼마켓, 아마존, 눈(Noon) 등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사우디 현지에 ‘K-스마트팜’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라며 “이번 사우디 스마트팜 착공을 계기로, 농심 스마트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워홈, 노지 스마트팜 통한 식재 수급 확대
아워홈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올해 1월 전남 진도군 노지(露地) 스마트팜에서 대파 재배에 성공했다. 해당 대파는 아워홈이 운영하는 전국 구내식당 및 주요 식음 사업장에 공급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농지 감소와 노동력 부족으로 채소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노지 스마트팜 확대는 안정적인 식자재 수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워홈은 대파를 시작으로 배추, 감자, 무, 당근, 양파 등 다양한 품목으로 재배 작물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농가와의 상생 방안도 함께 마련 중이다.
![이영표(왼쪽 두번째) 아워홈 경영총괄사장이 지난 17일 아워홈 동서울물류센터에서 송미령(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 노지 스마트팜 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아워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5651936375_5fe09c.jpg)
노지 스마트팜은 고부가가치 작물뿐 아니라 콩·옥수수·벼 등 일반 작물도 재배할 수 있어, 생산 지역 확대와 함께 농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는 현재 충남 논산과 전남 진도 등에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추후 스마트팜, 노지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연간 안정적인 물량으로 수급해 전국 단체급식 및 외식업장, 제조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CJ프레시웨이, 데이터 기반 계약재배 고도화
CJ프레시웨이는 스마트농업 기술을 접목한 계약재배 사업을 2023년부터 본격화했다. 마늘, 양파, 감자 등을 중심으로 한 계약재배에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해 작물 생산성과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2년부터는 제주 대정(마늘), 충남 서산(양파), 충북 당진 및 경북 의성(감자) 등 주요 지역에서 노지 스마트팜 기술을 우선 적용하며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올해는 재배 면적을 소규모로 조정하고 데이터 기반의 정밀 관리를 강화해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국내 농기계 기업 ‘대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 농기계·농용로봇 등 다양한 스마트 농업 솔루션 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확되는 고품질 농산물은 CJ프레시웨이의 급식 및 외식 사업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고자 노지 스마트팜 재배 등을 통해 고품질의 식자재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 노지형 스마트팜에서 재배자가 실시간으로 토양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확인할 수 있는 무선 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CJ프레시웨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5651933899_352baf.jpg)
CJ제일제당 역시 2022년 디지털팜 CIC(사내 독립 기업)를 설립하며 스마트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자체 수직농장 솔루션 등 첨단 농업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정부가 주관한 ‘K-스마트팜 로드쇼’에 참가해 UAE, 사우디, 쿠웨이트 현지 시장과 접점을 넓혔다.
◆ 제도적 기반 마련 시급…지속 가능한 확산 전략 필요
스마트팜 산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기후 변화와 농촌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정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팜 시설 확대와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팜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만큼, 정부의 시설 구축 지원과 인력 양성, 물류비 보전 등 실질적 지원책이 병행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뿐 아니라 지역 농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수요 예측 기반의 생산 관리시스템까지 정책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스마트팜 산업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