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기 속"…식음료업계, 회사채 공모 '훈풍'

등록 2025.04.29 08:00:01 수정 2025.04.29 08:00:09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대상·동원산업, 수요예측 7배 초과…흥행에 힘입어 발행 확대
롯데웰푸드·롯데칠성, 만기 대응 조달…회사채 시장 인기 입증
삼양사·하이트진로·CJ프레시웨이, 수요 폭발…조달 규모 확대
1분기 발행기업·총액 모두 증가…내수 회복 기대감 본격 확산

 

【 청년일보 】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식음료·주류 업계가 회사채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요예측 흥행과 내수 회복 기대가 맞물리며 자금 조달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 식음료·주류 7개사, 신용 우량 회사채 발행 확대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채를 발행한 식음료·주류 기업은 ▲대상 ▲동원산업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 ▲삼양사 ▲하이트진로 ▲CJ프레시웨이 등 7곳이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통상 신용등급은 'AAA(원리금 상환가능성 최고수준)'부터 'D(상환불능상태)'까지 10단계로 나뉜다. 이번 조사는 AAA 바로 아래 단계인 'AA+'부터 'A-'까지 기업을 기준으로 했다.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 발행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일반 대중 대상) 또는 사모(특정 개인 대상) 방식으로 매각한다.

 

회사채는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일에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발행기업의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클수록 발행금리는 높아지고, 반대일 경우 낮아져 신용등급에 민감하다.

 

◆ 대상·동원산업, 수요예측 대성공…발행 규모 증액

 

올해 1월에는 대상과 동원산업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 들어 식음료·주류 업계에서 회사채 시장의 포문을 연 것은 대상이었다.

 

대상의 신용등급은 'AA-'이며 회사는 지난 1월16일 ESG채권(사회적채권) 등 발행을 공시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구체적으로 300억원(2년물), 1천900억원(3년물)이며, 표면 이율은 각각 2.974%, 3.143%다. 이 중 300억원(제148-1회 무보증사채)은 ESG채권으로, 동반성장 펀드 조성 및 사회공헌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대상은 2년물 2천400억원, 3년물 1조1천100억원 등 총 1조3천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모집액의 7배를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회사는 발행 규모를 500억원 확대했다.

 

박경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다각화된 제품 구성과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력 품목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원산업도 1월 2천억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동원산업의 신용등급도 'AA-'로,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회사는 3년물 1천400억원, 5년물 600억원을 각각 발행했으며 표면 이율은 3.045%, 3.153%다.

 

동원산업도 이미 1월에 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다. 이에 3년물 1천400억원 중 4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 1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5년물 600억원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자금의 경우 유류대, 원어 구매대 등에 사용된다.

 

동원산업 또한 앞선 수요 예측에서 목표액의 7배가 넘는 7천650억원을 기록하며 회사채 발행규모를 1천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증액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동원산업은 2022년 공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 합병한 이후 매출 외형 및 사업 다각화 수준이 제고됐다"며 "사업다각화 등을 바탕으로 안정화된 수익 창출력에 기반해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롯데웰푸드·롯데칠성, 만기 대응 위해 대규모 발행

 

이어 2월에는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먼저 롯데웰푸드의 경우 신용등급은 'AA0'이다.

 

이번 회사채는 3년물 2천억원, 5년물 500억원이며 표면 이율은 각각 3.012%, 3.102%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이다.

 

앞선 수요예측에서 3년물 1조6천500억원, 5년물 4천200억원의 주문이 접수되며 목표액의 10배인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500억원을 증액해 발행했다.

 

회사는 1월 말까지 총 2천500억원의 사채 만기가 도래했다. 이에 이번 회사채 공모 금액 전체를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정원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제과사업에서 선도적 지위를 보유한 가운데, 2022년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식품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강화됐다"며 "투자 확대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롯데칠성의 신용등급은 'AA0'으로, 지난달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이다. 구체적으로 1천700억원(3년물), 300억원(5년물)이며, 표면 이율은 각각 3년물 3.043%, 5년물 3.097%이다.

 

롯데칠성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달 2천350억원의 채무 만기가 도래했는데, 회사채를 통해 확보한 2천억원과 자체 자금 등으로 350억원을 조달해 채무를 상환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은 롯데그룹 중 가장 인기 있는 회사채로도 알려져 있다. 이미 지난해 2번의 회사채 공모에서도 흥행을 기록했다.

 

또 회사는 이번에 당초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수요 예측에서 3년물 7천400억원, 5년물 2천300억원 등 모집액의 10배에 가까운 총 9천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발행규모를 2천억원대로 증액했다.

 

구 선임애널리스트는 "국내 음료·주류 시장 내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음료와 주류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회사 전반의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이에 중단기적 투자 지출 확대 전망에도 현 수준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삼양사·하이트진로·CJ프레시웨이, 수요 폭발 속 조달 성공

 

3월에는 ▲삼양사 ▲하이트진로 ▲CJ프레시웨이 등 3곳의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먼저 삼양사의 경우 신용등급은 AA-로 이번 회사채 주관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회사는 3년물 500억원과 5년물 1천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표면 이율은 각각 2.991%, 3.139%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회사채 및 차입금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부족한 자금은 자체적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사는 지난달 3일에 만기된 회사채 800억원과 3월 27일부터 5월 2일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일반 차입금 총 81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삼양사 역시 앞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800억원 모집에 8천8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3년물 400억원 모집에 4천700억원, 5년물 400억원 모집에 4천100억원이 몰리며 목표액의 11배에 달하는 수요가 모였다.

 

구정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삼양사는 식품, 화학사업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 70.9%, 차입금의존도 27.7%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은 A+이며 이번 회사채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했다. 구체적으로 3년물 820억원과 5년물 380억원으로 표면 이율은 3년물 3.1%, 5년물 3.378%로 확정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11일(630억원)에 이어 오는 6월(480억원)에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아울러 지난 1월 주세(233억원)를 이달에 납부할 계획이다. 이에 회사는 이번 자금을 운영과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이를 위해 이번 자금이 사용되며 부족한 금액은 자체 금액으로 충당한다. 또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금액은 자금사용예정 시기까지 안정성이 높은 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할 예정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5년 만기 회사채는 200억원 모집에 4천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쏠리며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해, 올 3월 전체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 됐다.

 

구체적으로 3년물 600억원 모집에 7천490억원 등 총 800억원 모집에 1조1천9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2월에도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당시 2년만의 회사채 시장 복귀였음에도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김경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 소주시장내 1위, 맥주시장내 2위 등 주종내 높은 시장지위, 전국적 생산·유통망 등 사업 안정성이 우수하다"며 "우수한 영업 실적은 유지될 전망이나 해외투자로 인한 재무구조 변동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CJ프레시웨이의 신용등급은 A0이며 이번 회사채 주관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담당했다.

 

1.5년물 400억원, 2년물 400억원이며 표면 이율은 각각 3.212%, 3.285%다.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총 800억원의 자금을 운영 및 채무상환에 사용한다. 확보한 800억원은 만기 도래한 600억원 상환과 하반기 원부재료 구매(200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당초 회사는 1.5년물 200억원, 2년물 400억원으로 총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수요 예측 과정에서 총 4천9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에 최종적으로 1.5년물을 400억원으로 증액해 총 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김규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식자재유통 등 주력 사업부문의 시장지위가 우수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CJ프레시웨이가 속한 CJ그룹의 우수한 대외신인도와 지원여력, 그룹 내 주요 식품 계열사들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을 통한 그룹 사업 전략상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유사시 지원가능성도 인정된다"고 분석했다.

 

◆ 1분기 발행기업·총액 증가…K-푸드 호조에 내수 기대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 기업은 전년 대비 2곳이 늘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CJ제일제당 ▲대상 ▲신세계푸드 ▲롯데웰푸드 ▲하이트진로 등 5곳이었다.

 

올해 1분기 회사채 총 발행금액은 1조2천3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960억원) 대비 12.2% 늘었다. 다만 평균은 1천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발행한 곳은 롯데웰푸드(2천500억원)였으며, 이어 ▲대상(2천200억원) ▲동원산업·롯데칠성(각 2천억원) ▲삼양사(1천200억원) ▲CJ프레시웨이(800억원) 등 순이었다.

 

업계는 전세계적인 K-푸드 인기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내수 소비 심리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원재료 압박 속 가격 인상 효과로 영업이익 개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내수 소비심리가 점차 반등할 것"이라며 "이에 2분기부터 수요가 부진했던 외식 경로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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