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웹젠, 네오위즈 등 국내 굴지의 게임 회사를 주축으로 200여개 게임업체가 집적단지를 이루고 있는 '판교 콘텐츠 거리' 조감도. [사진=성남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8/art_17462095564251_39635b.jpg)
【 청년일보 】 국내 게임 산업이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중심의 기존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게임사들은 콘솔 진출,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 구축 등 전략적 체질 개선에 속속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와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가 맞물리며 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게임사들은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운영 관리를 핵심 전략으로 삼기 시작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및 PC 기반의 하이엔드 게임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3월 신작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콘솔·PC 동시 플랫폼으로 출시했으며, 펄어비스는 올해 하반기 '붉은사막'을 통해 글로벌 AAA 타이틀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의 전환은 북미·유럽 등 고정 유저층이 존재하는 콘솔 시장에서 K-게임의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콘솔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IP 확장성과 유저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 비해 수익 예측성과 수명 주기가 안정적인 구조로도 평가된다.
![VARCOM 로고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8/art_17462098699661_79f1fc.png)
AI 기술의 활용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VARCO LLM'을 공개하며, 이를 게임 시나리오 생성, NPC 대사 설계, 플레이어 피드백 분석 등에 적용하고 있다. 넥슨은 자회사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음성합성 AI 및 사용자 행동 예측 기술을 개발 중이다.
AI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콘텐츠의 다양성 확대와 개인 맞춤형 경험 제공 측면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통해 "게임 산업은 AI 기술 접목, 글로벌 진출 확대 등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특히 콘솔 플랫폼 및 생성형 AI의 도입이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을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선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게임 산업 내 생성현 AI 활용 동향' 보고서를 통해 "게임업체들은 생성형 AI 기반 개발 도구를 출시하거나 상용 모델을 음성·그래픽 제작 등에 활용함으로써 개발 시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 '인조이(inZOI)' 내 UGC 플랫폼 '캔버스(CANVAS)'. [사진=크래프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8/art_17462101133214_c13340.jpg)
뿐만 아니라,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의 확산도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Roblox, Fortnite Creative, Minecraft Marketplace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나타난 현상이 국내 시장에도 본격 유입되고 있으며, 이 기능을 탑재한 게임도 속속 출몰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직접 맵, 캐릭터, 퀘스트 등을 제작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소비 구조는 '제공자 중심'에서 '참여형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다.
특히 게임이라는 문화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자라온 Z세대는 창작과 커뮤니티 활동에 익숙한 세대다. UGC는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며 동시에 장기 수익 구조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다.
한편, 국내 게임사들은 수익 모델 다변화와 신흥시장 확장을 통해 글로벌 전략을 정비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정부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정책이 시행되며 기존의 과금 중심 비즈니스 모델(BM)에는 제약이 가해졌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구독형 시즌 패스, 유료 DLC, NFT 기반 아이템 거래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다각도로 실험하고 있다.
또,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은 인도, 중동,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유저 환경에 맞춘 콘텐츠 현지화와 마케팅 전략, 로컬 퍼블리셔와의 제휴 등이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7~2023년 국내 게임 산업 수출 현황.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8/art_17462097032299_1d2c40.png)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대한민국 게임 산업은 2021년 약 20조원, 2023년 약 2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7.8%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22.4%), 중국(20.9%), 일본(9.0%)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한국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게임 분야 수출액은 2023년 약 12조원으로,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의 62.9%를 차지하며 대표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이용자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게임사들이 소통과 운영 관리를 핵심 전략으로 삼기 시작했다. 과거 일부 게임 운영 방식에 대한 반발로 발생한 개발사 앞 트럭 시위와 같은 집단적 불만 표출은 게임사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주며 민감한 이슈에 대해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의 게임 산업은 '플랫폼 혁신'과 '글로벌 전략 재정의', '이용자 소통'이라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 서 있다. 단기 실적에 급급하기보다는 기술 내재화와 생태계 확장을 중심으로 한 'K-게임 2.0' 시대를 준비할 시간이 요구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