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재천 K-Club 사무국장. [사진=여재천 K-Club 사무국장 제공]](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6042304019_c92798.jpg)
【 청년일보 】 올해 초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제 ‘램시마’가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등극했다. 이와 함께 ▲HK이노엔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 등이 세계 시장에서 ‘K-신약’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정부도 제약·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한민국 바이오 대전환 전략’을 발표하는 등 국가 차원의 육성에 나서고 있다.
민간에서도 연매출 1조달라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5개 창출 및 매출액 15% 이상의 R&D 투자 실현을 목표로 신약 강국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청년일보는 여재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패밀리 기업 ‘K-Club Associaion’ 사무국장(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회 고문)을 만나, 우리나라의 신약 개발 역량이 과거 대비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리고 글로벌 신약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국내 신약 개발 수준, 과거보다 성장했지만 아직 세계적 수준은 아냐”
여재천 사무국장은 복제약품을 만들던 과거 국내 제약업계의 수준이 현재는 ▲기술수출 ▲국산 신약 ▲해외시장 진출 등 물질 특허 신약을 간간이 창출해 내고 있는 점과 바이오벤처기업의 약진 등이 매스컴을 통해 국민을 놀라게 하는 사실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약 개발과 생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전 세계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은 아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KIST 측이 연구 수준에서 시작한 신약과 바이오 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적인 수준과 견주어 비교하기란 아직까지는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특히 과학기술부에서 씨드머니를 지원하며 신약 개발 지원을 시작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기업들도 스스로 투자를 하면서 신약 개발 국가 반열에 오른 것은 사실이나, 45년 간의 투자를 놓고 볼 때 산업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한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업계를 예시로 들었다. 이들 업계는 세계시장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제약·바이오 분야는 투자 기간 대비 세계적인 기업과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여 국장은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세계 보건의료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고, 투자력도 수십 수백분의 일에 그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바이오 자금 투자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하면 우리의 투자력이나 미국·중국 등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 등은 밀리지만, 신약 개발의 의지를 가지고 틈새시장 공략 등의 전략을 펼친다면 신약 개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면서 치밀한 전략을 비롯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신약 강국 도약, 일관된 정책과 과학기술·산업기술 지원 우선해야”
여재천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20년 전부터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강화된 식약처의 인허가 포지티브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유시장 경쟁 체제에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연구비 지원이 아니라 ▲조세 ▲금융 지원 ▲제도 개편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재천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에서 다뤄야 하는 지원책의 경우 현실과 과리감이 큰 문제점을 꼬집으며, 과학기술정책과 산업기술 지원 정책이 우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EU 등 과학기술산업 프레임워크 수립으로 선진화 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고, 항상 선제적으로 나오는 미국과 중국의 국가 중심의 바이오이니셔티브를 본받을 필요가 있음을 제언했다.
더불어 여재천 사무국장은 현장 정책전문가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낙하산 전문가의 국가 위원회 자문역할이 없어져야 한다"라며 "과학기술 또는 산업기술 담당 공무원의 재직 기간이 전문성을 발휘 할 수 있도록 보장·배려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학벌·학연 위주의 파벌을 탈피, 신진들과 현장 노장들이 정부 기관(보건산업진흥원, 산업기술진흥원,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일선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재천 사무국장은 “이제 산업은 디지털라이제이션의 융복합 기술로 나아가고 있으며, 신약 개발은 국익 창출과 전 인류를 대상으로 환자 치료를 위해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타켓팅 해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미션 중심의 정책 수립 및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기업 육성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패밀리 기업으로 2013년 발족된 (사)K-Club은 KIST가 보유한 인적·기술적 자원과 관련 공공기관의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우수하고 독창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강소기업으로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K-Club회원사의 보유기술을 KIST의 기술 상용화 사업을 통해 개선·향상 시킴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의 성장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