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건전성 규제 강화에"...생보업계, 유보이익 '30조원' 증발

등록 2025.08.14 08:00:03 수정 2025.08.14 08:00:12
박상섭 기자 bakddol@youthdaily.co.kr

생보업계, 보험험료 인상·노후보장 축소 등의 고객 피해 속출
장기투자 여력 줄고 사회적 역할 약화…시장 반영 제도 시급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의 건전성(자본) 규제 ‘강화’가 지속되면서 국내 생보사들의 자본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금리 하락 기조 장기화와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1년 3개월 만에 생보사들의 유보이익이 30조원 가까이가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생보업계가 10년 동안 쌓아온 이익잉여금 규모와 맞먹는 수준에 이른다.

 

이에 생보업계는 이 같은 자본 규제에 따른 후폭풍이 보험료 인상과 노후보장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보험 가입자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험사의 자본 총계는 지난 2023년 말 104조9천6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75조9천965억원으로 28조9천600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평균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전 214.0%에서 184.2%로 29.8%포인트 급락했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자본 감소가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금리 하락 기조에 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가 부채 평가액을 증가로 이어지면서 킥스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3조7천억원에서 2024년 5조6천억원으로 뚜렷하게 증가하는 개선세를 보였다. 다시 말해, 킥스비율 하락은 생보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보험부채 평가 방식의 변경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킥스 비율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생보사들은 14조원 규모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했으며 이에 따른 이자비용도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보사의 킥스비율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생보업계는 우려한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건전성 관리 부담이 보험료 인상, 노후보장 축소 등의 보험 가입자 피해로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생보사의 올해 1분기 연금보험 수입보험료도 5조7천3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6천575억원) 대비 약 14.4% 감소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노후보장 수단, 목돈 마련 상품 등의 고객 선택지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생보업계는 보험사의 장기투자 기능 약화로 인해 보험사의 사회적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킥스는 인프라 개발, ESG·벤처투자, 대체투자 등 장기투자 자산에 높은 충격계수를 적용해 장기부채 관리에 대한 자본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는 것이 문제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단기·저위험 자산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상품 개발이나 장기투자에 대한 부담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는 그동안 인프라 개발·대체투자 등 장기 투자자에 주력해 왔으나, 최근에는 자본 여력 부담으로 투자 활동이 위축되면서 사회적 역할도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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