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동서발전 권명호 사장이 지난 6일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8일 만인 13일 사고 현장 앞에서 대국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권 사장은 “먼저 이번 비극으로 운명을 달리한 고인들에게 깊은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죄했다.

그는 “험난한 여건 속에서도 헌신적인 구조에 애써준 구조대원들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소방청, 경찰청, 울산광역시 등 모든 관계 기관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동서발전 모든 임직원은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사 차원의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 권 사장은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조하며, 노후 발전설비 폐지 및 해체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권 사장은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다시 빌면서도, 마지막 한 분이 구조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구조 의지”를 천명했다.

권사장은 법적 책임과 관련 "수사 결과에 따라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동서발전이 사고가 난지 8일 만에 공식사과문을 발표한 배경과 관련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은 사고 초기에는 매몰된 작업자들을 찾기 위한 긴급하고 위험한 구조 작업이 최우선이인 상황에서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현장 상황과 피해 규모를 최종적으로 파악한 뒤 신중하게 사과 시점을 결정할 필요가 있었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었고, 공정 지연 및 무리한 작업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발주처인 동서발전의 책임이 엄중하게 논의되는 상황에 사과문의 문구 하나하나가 향후 법적 책임 소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법률 검토 등 내부적인 신중한 논의 과정이 길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단순한 도의적 사과를 넘어선 책임 인정의 무게까지 더해진 사과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