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시즌 최다 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하지만 대기록을 가로막을 최대 변수로는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가 꼽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안세영은 올 시즌 국제대회 70경기에서 단 4패만을 기록하며 승률 94.4%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역대 여자 단식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의 시즌 승률이다. 네 차례 패배 가운데 중국오픈 4강전은 부상 우려로 인한 기권이었고, 실제 경기에서 패한 경우는 세 번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독주 체제'를 굳힌 안세영이지만, 유독 쉽지 않은 상대가 있다. 현재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다시 마주한 야마구치 아카네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6승 15패로 안세영이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사실상 백중세다. 지난 19일 조별리그 맞대결에서는 안세영이 역전승을 거뒀으나, 4강 대진 추첨 결과 두 선수가 다시 맞붙게 되면서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야마구치는 2018년 만 21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현재도 세계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특히 올해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는 안세영을 2-0으로 꺾으며 시즌 네 패배 중 한 경기를 안겼다.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선수의 스타일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올라운더지만, 야마구치는 뛰어난 수비력과 끈질긴 랠리 운영이 강점이다. 작은 체구에도 빠른 발과 유연한 움직임으로 코트를 넓게 쓰며 상대 실수를 유도한다.
과거 두 선수의 맞대결은 1시간을 훌쩍 넘기는 장기전이 잦았다. 한 랠리에서 40~50타가 오가는 장면도 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 양상은 달라졌다. 안세영이 수비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플레이를 강화하면서 경기 흐름이 한층 빨라졌다.
이에 맞서 야마구치 역시 템포를 끌어올리며 공격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 네 차례 맞대결이 모두 장시간 접전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 여섯 번의 경기 대부분은 40분대에 마무리됐고 60분을 넘긴 경기는 없었다.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월드투어 파이널스 4강전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시즌 11승을 달성해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보유한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최대 라이벌 야마구치를 넘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